경제
부엌 싱크대의 스폰지, 해로운 균의 온상지라니
입력 2017-07-31 14:35 

부엌에서 설거지를 할 때 퐁퐁을 넣어 그릇을 닦는 용도로 사용하는 주방 스펀지. 최근 독일 연구진에 따르면 주방 스펀지는 유해 미생물의 온상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깝게도 햇빛에 말리거나 전자렌지에 넣는 등의 위생처리를 한다 하더라도 미생물은 사라지지 않았다.
독일 푸르트반겐대와 독일 헬롬홀츠 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설거지를 할 때 사용하는 스폰지에 상당히 많은 양의 유해 미생물이 존재하며 특히 폐렴과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 등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 19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독일 각 가정의 부엌에서 사용된 14개 스폰지를 수거한 뒤 DNA 시퀀싱을 통해 스폰지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을 분리해냈다. 스폰지 1㎤에 살고 있는 미생물 수는 약 500억 마리. 연구진은 "스폰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수의 밀도는 대변에서 발견되는 수준에 해당한다"며 "스폰지는 수많은 작은 공간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물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어 미생물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조사한 14개의 스폰지에서는 공통적으로 '모락셀라'라 불리는 세균이 많이 검출됐는데 이는 간혹 약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몰락셀라는 싱크대는 물론 냉장고 손잡이 등에서도 쉽게 발견됐는데 인간의 피부에도 상당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연구진은 사람이 주방 스폰지를 사용할 때 이 미생물이 옮겨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스폰지에서 폐렴과 뇌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유해 미생균 또한 상당수 발견됐다는 점이다. 또한 위생을 위해 스폰지를 끓인 뒤 햇빛에 말리거나 전자렌지에 넣고 돌린다 하더라도 미생물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숫자는 더욱 늘어났다. 연구진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스폰지보다 정기적으로 소독을 한 스펀지에서 병원균이 더 많이 발견됐다"며 "이는 마치 우리가 항생제를 먹으면 장 속에서 약물에 내성을 갖고 있는 미생물이 번식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학술지 '사이언스'는 이 논문을 소개하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깨끗한 스폰지를 사용하는 방법은 매주 교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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