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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남자영화 `브이아이피`, 핵심은 이종석의 악역 연기
입력 2017-07-31 12:10  | 수정 2017-07-31 12:2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이종석이 악역으로 누아르에 도전한다. 기획 귀순자를 소재로 한 영화 '브이아이피'(8월24일 개봉 예정)다.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3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등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이종석은 31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 제작보고회에서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보고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연락해서 하게 됐다. 한 번쯤 남자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비주얼이나 외적으로 누아르에 적합한 외모는 아니기 때문에 이 역할, 이 영화는 하면 잘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욕심을 부려봤다"고 말했다.
이종석은 극 중 북에서 온 VIP 김광일 역을 맡아 사건의 중심에 나선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연쇄살인범, 용의자 등의 표정을 보면 많이 인상을 쓰고 항상 힘을 주고 있는 게 많더라"며 "나는 반대로 힘을 빼고 끌고 다니는 대로 끌려다녔다"고 전했다.
이종석은 이어 "감독님이 '북한의 VIP니 5kg을 찌워와라. 부한 느낌이 나야 한다'고 해서 감사히 잘 먹고 쪘다"며 "그런데 나를 보더니 '아닌 것 같다. 다시 빼자'고 해서 뺐다. 굉장히 고생했다"는 사연도 공개했다.

장동건이 김광일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 김명민이 김광일을 연쇄 살인 사건의 결정적 용의자로 지목하고 잡으려 하는 경찰청 형사 채이도, 박희순이 김광일의 권력에 의해 좌천당한 북한 공작원 리대범 역을 맡았다.
장동건은 "국정원 요원이라는 캐릭터가 한국영화에서 자주 소개되는 직업군이라서 상투적인 첩보원 캐릭터 말고 현실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다"며 "기업의 부장님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김명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욕을 했는데 욕을 이렇게 많이 한 건 처음"이라며 담배도 계속 피워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촬영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존 영화의 폭력 형사 캐릭터와 중복되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나만의 특별함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고민하지 말라. 현장에서 놀라'고 하시더라"며 "현장에서는 맛집 얘기만 했다. 심지어 오늘 촬영이 뭔지 모르고 간 적도 있다"고 덧붙여 현장을 웃겼다.
박희순도 "무엇을 준비하면 되겠느냐고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그냥 피부를 더럽게 해 달라. 스킨, 로션을 안 바르는 위험한 시도를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이종석 역시 "여러 영화를 보면서 악역을 공부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연기를 보여주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그게 가장 힘들었다.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했는데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박 감독은 "경력 많고 다양한 캐릭터를 해본 분들이라 캐스팅할 때 기본적으로 이 캐릭터에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특별하게 뭔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또 영화 '브이아이피'에 대해 "기획 귀순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다룰 수 있는 소재"라며 "기획 귀순을 통해서 들어온 인물이 괴물이라고 했을 때, 국가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괴물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지는 이야기 구조가 끌려 영화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박희순은 "남자영화 중에는 강 대 강의 싸움이 많은데 '브이아이피'는 강한 남자 셋이 가장 약해 보이는 남자와의 구도이기 때문에 이 악역이 어떻게 보일지가 관건이 되는 영화"라며 "이종석의 연기를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브이아이피'는 (일반적으로 연예인이나 지인들이 오는) VIP시사회를 하지 않는다"며 "진정한 VIP는 관객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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