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 결의 동의…고강도 제재여선 안 돼"
입력 2017-07-31 11:04  | 수정 2017-08-07 11:05
러 "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 결의 동의…고강도 제재여선 안 돼"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1, 2차 발사를 응징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는 데 호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 제재가 북한 경제를 고사(枯死)시키는 것이어선 안된다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가 30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따른 ICBM급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안보리 제재 논의와 관련 "우리는 이(제재 결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하지만 이 결의가 핵무기 확보와 미사일 개발 분야에서의 북한의 불법적 활동을 중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조치와 북한 경제를 고사시키는 조치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을 응징하는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 결의에 동의하지만, 이 제재가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의 고강도 제재여선 안 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랴브코프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아직 여러 해가 남았다고 본다"며 "그들이 현재 시험하고 있는 것(핵무기)은 준비에만 몇 개월이 걸리는 아주 원시적인 장치들로 이는 사실 미사일에 탑재하기에 전혀 불가능한 전선과 몇몇 부품들을 조합한 장치의 조각들일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시험 중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등이 실전에 투입될 정도로 진전된 위협적인 무기가 아니라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위협하기 위한 조야한 수준의 장치들인 만큼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여 과도한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면서 "만일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자제력을 보이면 북한도 그것을 인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랴브코프는 "우리는 유엔 안보리에서 집단적으로 협력을 통해 출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의 양자 접촉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이 문제는 아주 심각하고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우리는 미국, 미국 행정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그의 팀 등과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러한 해결은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 인사가 지난 28일 북한의 제2차 화성-14형 시험 발사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처음입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당일 성명을 내고 "미사일이 고도 681km까지 날아올라 732km를 비행한 뒤 일본해(동해) 중심부에 떨어졌다"며 이 미사일이 중거리미사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달 초 첫 번째 화성-14형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 미사일이 ICBM급이라는 한·미 당국의 평가와 다른 견해를 거듭 밝힌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급 미사일 개발을 대북 초강경 제재나 선제타격의 충분조건으로 삼고 있는 미국이 실제 그 같은 계획을 이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북한이 시험한 미사일의 특성을 낮춰 평가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