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당국 눈치 살살 보는 애플의 행보
입력 2017-07-30 16:47 

애플이 중국 정부의 검열을 회피해 가상사설망(VPN)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회사들의 어플리케이션을 중국 내 애플 앱스토에서 삭제했다.
중국 당국의 검열 노력에 애플이 힘을 싣어주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VPN 서비스 업체 '익스프레스 VPN'은 이날 자사 블로그에 애플 측으로부터 어플리케이션 삭제 방침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익스프레스 VPN 앱이 중국에서 불법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스타VPN 이라는 다른 회사도 역시 애플로부터 프로그램 삭제 공지를 받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VPN은 중국 당국이 구글, 페이스북 등 외국 사이트를 차단하는 인터넷 감시 프로그램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우회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익스프레스 VPN 측은 애플의 방침에 대해 "매우 유감이고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의 VPN 검열이 가장 큰 규모로 이뤄진 것"이라며 "애플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셈"이라고 비난했다.
앱 삭제를 당한 또 다른 업체인 골든 프로그의 회장은 "애플이 VPN이 왜 불법인지를 설명하는 중국 내 법에 대한 언급도 일절 없이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 문제는 인권 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애플의 행보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애플이 중국 당국의 앱 삭제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NYT는 중국이 애플과 같은 해외 대형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들의 등을 떠밀어 효과를 본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애플의 최대 해외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이 중국 당국의 검열 조치에 가장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애플은 지난 12일 중국에서 영업하는 인터넷 기업의 고객 정보를 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중국에 첫 데이터센터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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