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사 10곳중 6곳, 2분기 `깜짝 실적` 썼다
입력 2017-07-30 16:35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10개 기업 중 6곳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이익으로 깜짝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사드악재 속에서 오히려 경쟁력을 입증한 호텔신라와 7분기만에 흑자전환한 삼성SDI, 건설업 호황에 올라탄 한라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뛰어난 실적이 어느정도 예상됐던 반도체-금융 이외에 제약업종과 통신업종이 눈에 띄었다.
30일 에프앤가이드와 매일경제신문이 이날까지 2분기 실적 공시를 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가 제시된 기업 98개 기업 중 57.1%에 달하는 56개사가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56개 기업 중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호텔신라다. 2분기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무려 431.1%나 높은 성적표를 내놨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대비 7.7% 감소 했으나 내국인 여행객 증가와 비즈니스호텔 실적 호조가 시장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2위는 삼성SDI였다. 삼성SDI는 당초 시장 컨센서스(12억원)에 3배 이상 높은 영업이익(55억원)을 기록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8, 정동공구, 전기자전거 등 소형 전지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9.4% 늘어나 소형배터리 부문이 흑자로 전환했다"며 "ESS(에너지저장시스템)향 중대형 배터리사업부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SDI는 향후 전망도 밝다. 3분기엔 삼성전자와 중국, 미국에 소형전지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TV편광판과 OLED 소재 등 전자재료 사업부 영업이익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프랑스, 독일 등 각국 정부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 대중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SDI 입장에선 호재다.

중소건설사 한라도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2분기 영업이익 409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41.5%나 웃돌았다. 특히 409억원은 한라의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치운 수치였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배곧 신도시 1단지 준공이 8월로 다가오면서 주택부문 매출 비중이 54%까지 증가했고 종속 회사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86.5% 증가한 덕분"이라며 "판관 비율도 전년 대비 2%p 하락하면서 비용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호텔신라, 삼성SDI, 한라에 이어 녹십자(37.6%), 가온미디어(36.9%), 한미약품(36.4%), LIG넥스원(34.1%), 제이콘텐트리(33.8%), 셀트리온(32.8%), 삼성물산(31.9%)가 어닝서프라이즈 상위 10대 기업에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 2분기 코스리 랠리를 주도했던 반도체와 금융 업종의 주요 기업들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6.6%)와 SK하이닉스(2.7%)가 반도체 업종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 은행·증권 등 금융사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순이자마진 개선세와 코스피 랠리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뛰어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25.5%)와 메리츠종금증권(25.4%)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은행업종은 시총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KB금융(21.7%)과 신한지주(20.8%)가 나란히 깜짝실적을 냈다.
깜짝실적이 놀랍지 않았던 이 업종 외에 실적개선세가 두드러졌던 업종은 제약업이다. 어닝서프라이즈 상위 10대 기업에 3개사(녹십자, 한미약품, 셀트리온)가 제약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녹십자는 연구개발(R&D)·마케팅 비용 감소로 판관 비율이 전년 대비 2.6% 줄었다. 연구개발 비용은 당초 316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268억원 집행되는데 그쳤다. 다만 올해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1260억원으로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절감된 연구개발비는 하반기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
한미약품의 깜짝실적 역시 영업적인 측면보단 비용적인 면이 컸다. R&D비용 감소와 더불어 예상치 못했던 제넨텍 기술료 90억원, 아네텍스 나스닥 상장에 따른 마일스톤(주식) 7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KT(12.3%), SK텔레콤(5.7%), LG유플러스(3.2%) 등 통신3사도 나란히 컨센서스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KT와 SK텔레콤은 자회사 실적개선도 한몫했다. 여기에 KT의 경우 407억원에 달하는 마스터스카드 지분 매각 차익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
[윤진호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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