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카오뱅크, 출범 첫날 10만 계좌…금융권 태풍의 눈으로
입력 2017-07-27 17:01  | 수정 2017-07-28 10:39

두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첫날 1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끌어모으면서 금융권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주소록에 기반한 간편송금, 시중은행 10분의 1 수수료로 보낼 수 있는 해외송금 등을 주무기로 혁신 없는 '이자 놀이'에 빠져 있던 기존 금융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뱅크는 27일 오후 3시 현재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23만건, 요구불계좌 개설 10만 3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출범한 첫번째 인터넷뱅크 케이뱅크의 출범 첫날 기록(4만계좌)을 불과 3시간여만에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3시 현재 대출금액은 140억원, 예·적금 금액은 26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로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비대면 실명확인을 하면 은행 창구에 갈 필요 없이 즉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신분증 촬영 등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평균 7분 이내 계좌 개설을 할 수 있다. 불편한 공인인증서를 걷어내고 인증 비밀번호(핀 번호)만 있으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송금은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무기다. 송금 수수료는 5000원(5000달러 기준)으로 시중은행의 10분의 1수준으로 낮췄다. 43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국민메신저'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간편송금 서비스는 앞서 문을 연 1호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와도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카카오톡 주소록에 있는 친구에게 계좌번호 없이 카톡 메세지를 보내듯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신용대출 상품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낮고 예금금리는 높다. 우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신용 대출 상품은 금리가 시중은행 평균(3.5~6.5%)보다 2~3%포인트 낮은 연 2.85% 수준이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카카오뱅크 출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간 은행들은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 없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상황을 틈타 서민들을 상대로 예대마진을 벌려 '이자놀이'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케이뱅크·카카오뱅크가 출범한 뒤 20~40대 젊은 직장인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권에서도 서비스를 혁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만큼 케이뱅크보다 더 위협적일 수 있다"며 "시중은행도 이제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치열한 서비스 경쟁을 펼쳐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정부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서 서비스 혁신을 불러 올 '메기'역할을 해 줄것으로 기대하며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세빛둥둥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인허가 전반의 제도개선으로 금융업 진입 문턱을 낮추고,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는 법·제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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