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 높아진 사모펀드사 그 이름에 담긴 투자철학
입력 2017-07-25 06:04 
[증권투자 비밀수첩-143]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10년 만에 최대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사모펀드 전문운용사들이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10년 전 시장의 주인공이었던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올 들어 6조원 넘는 돈이 빠졌지만 사모전문펀드의 대표격인 헤지펀드로는 5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건 2015년 말 사모 전문운용사 설립 요건이 자본금 60억원 이상에서 20억원 이상으로 완화된 이후 기존 시장에서 검증받은 강소 투자자문사들이 대거 사모전문 운용사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다만 타임폴리오·쿼드·쿼터백·더블유 등 사모펀드 전문운용사들의 이름은 아직 대다수 일반 투자자들에겐 낯설다. 처음 들어선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이름에는 어떤 숨은 뜻이 담겨 있을까.
우선 100개가 넘는 사모펀드 전문운용사 가운데서도 운용자금 규모나 성과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보자. 투자자문사로 쌓은 타임폴리오라는 명성에 펀드 출시 1년 만에 1조원 넘는 뭉칫돈이 이 운용사로 몰렸다.

타임폴리오는 '시간(Time)'과 '포트폴리오(Portfolio)'의 합성어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운용 대표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면서 "모든 글로벌 자산을 대상으로 최적의 타이밍에 해당하는 자산만을 선택해 고객의 포트폴리오에 담는다는 게 타임폴리오의 투자철학"이라고 말했다.
'쿼드자산운용'은 4~5년 전부터 바이오 중소형주 투자와 '롱숏 파생결합사채(ELB)' 상품 분야에서 선도적인 사모펀드 운용사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쿼드라는 이름은 듣는 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쿼드(QUAD)는 사각형을 의미한다. 네모반듯한, 정직한 운용을 하겠다는 의미가 바탕에 깔려 있다.
사무실 중앙에 봅슬레이를 설치한 쿼드자산운용 /사진=쿼드자산운용 제공
서울 경복궁사거리 더케이트윈타워 10층에 자리 잡고 있는 쿼드자산운용 사무실 중앙에는 커다란 실제 크기의 봅슬레이 한 대가 놓여 있다. 쿼드 관계자는 "회사의 상징과도 같은 봅슬레이는 4명이 함께 운전해 균형을 맞춰 나가야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경기"라면서 "경영·운용·미들·백, 이렇게 네 플레이어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균형 있게 운용하는 걸 지향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로 특화된 쿼터백자산운용은 왜 쿼터백이란 이름을 내걸었을까. 쿼터백은 미식축구에서 공격 결정권을 가진 키플레이어를 말한다. 양신형 쿼터백그룹 대표는 "금융 투자에 있어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가 포트폴리오 수익의 90% 이상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미식축구에서 뛰어난 쿼터백이 공격 포인트를 높일 수 있는 선수에게 럭비공을 던지듯 검증된 로봇 알고리즘을 통해 적재적소에 자산을 배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20년 경력의 증권사 PB 출신으로 강남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중소형 종목 투자를 잘하기로 입소문이 나 있는 김우기 대표가 1년 전 설립한 더블유자산운용은 여러 가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김 대표는 "훌륭한 기업(Worthy company)에 현명한 투자자(Worthy investor)의 자금을 우수한 멤버(Worthy member)가 투자해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블유자산운용의 가치(Worth)"라고 말했다.
[최재원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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