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시총 톱20, 올 영업익 45% 폭풍성장
입력 2017-07-24 17:48  | 수정 2017-07-24 20:11
올해 기업 실적 개선 전망으로 '형'인 코스피가 질주하자 그 바통을 최근 '동생' 코스닥이 이어받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종목 20곳의 영업이익이 올해 처음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스닥은 최근 일주일 동안 코스피보다 두 배 올랐다.
외국인도 '수익률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코스닥 중소형주를 쓸어 담고 있어 수급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이어서 선별 투자가 유효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코스닥 시총 1조원 이상 기업 24곳 중 증권사 실적 추정이 가능한 20곳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 합계는 2조4373억원이다. 작년 이들 20곳의 실제 영업이익(1조6826억원)에 비해 44.9% 증가한 수치다. 2조원이 넘는 것도 사상 처음이다. 코스닥 역대 최고치는 벤처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 3월 10일 기록한 2834.4였다. 당시 기업들은 별다른 실적을 내놓지 못했지만 기대감만으로 지수가 폭등했고 같은 해 말 코스닥은 525.80까지 폭락했다.
올해는 코스닥 종목들의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700선을 정조준하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 14일 이후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의 두 배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줄어든 반면 외국인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종목 중 외국인 선호주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닥 시총 1위이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체 셀트리온은 올해 41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이 작년보다 65.9% 급증할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제품 판매 증가 때문이다. 항암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는 유럽 판매 승인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 셀트리온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종목보다 주가가 덜 올랐다는 것도 호재다. 셀트리온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6.6% 오르는 데 그치자 외국인은 최근 한 달(6월 23일~7월 21일) 112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907억원으로 작년보다 5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OLED 투자가 늘면서 관련 수주가 증가하고 있고 작년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 SFA반도체 인수 효과도 올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이 종목을 1045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원익IPS도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높다. 증권사들이 실적 추정치를 올리면서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249억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작년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이 업체의 기술력은 3D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독보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투자 증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의 이 종목에 대한 올해 순매수 규모는 455억원이다.
이외에도 올해 실적이 작년 대비 급증하고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진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으로 포스코켐텍, 더블유게임즈, 휴젤, 메디톡스, 서울반도체가 꼽힌다. 특히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업체 휴젤은 올 2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영업이익이 처음 1000억원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로 수출 지역을 넓히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성장 중이다. 외국인은 이 종목을 올해 들어 2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다만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도 양극화가 극명하다. 바이오의약품 업체 바이로메드는 올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란 예상에 올해 들어 주가가 0.4% 빠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나 코스닥 모두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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