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노조 간부 출신 고용부 장관에 화들짝 놀란 금융권
입력 2017-07-24 16:28 

금융권 노동조합인 전국금융노동조합의 고위 간부 출신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향후 노사 관계를 전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은 현재 시중 은행의 점포 폐쇄와 성과 연봉제 등 노사 현안이 산적해 있어 새 정부의 고용·노동 정책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전금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지부는 회사 경영진이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전금노 KB국민은행지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진행된 노동조합 선거에서 사측이 박홍배 현 노조위원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며 경영진이 내부 인사부 출신 인사를 당선시키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의 음성녹음파일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KB국민은행은 특히 올해 11월 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연임 여부를 앞두고 있어 노조측의 이같은 조직적 반발이 매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서 KEB하나은행 노조도 지난 13일 은행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해 달라는 청원서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했다. KEB하나은행도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사측이 노조 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9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여부를 결정하는 선거를 치른 바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금융권 노동조합의 연합체인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에서 여성으로 첫 상임 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노동 운동가로 오랜 기간 활동한 경력을 앞세워 정치권에 입문한 3선 의원 출신이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권 노사 현안에 대해 전문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디지털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영업점포 폐쇄와 이에 따른 인력 감축이 금융권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노사 현안이 원만하게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금융권의 노조 파업 등 실력행사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금융 노조측은 김영주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원 출신의 고용노동부 장관이 탄생할 경우 금융노조의 어려움을 잘 알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KB국민은행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영주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사라지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