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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 라운지] 금융지주, 최대실적 축포 쐈지만…
입력 2017-07-23 18:27  | 수정 2017-07-23 20:37
올해 상반기 주요 금융지주들이 하나같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 1400조원 선에 육박하는 등 금융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예금과 대출 이자 간 차이인 예대마진을 키워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세간의 시각 때문이다. 금융지주 내부에서는 과도하게 좋은 실적 때문에 수수료 인하 등 정부의 가격 정책 개입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은행권이 움츠러드는 배경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KB·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5조8786억원에 달한다. 신한과 KB는 각각 지주사를 설립한 이후 반기 기준으로 최고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도 2012년 외환은행 편입 후, 우리은행은 2011년 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가 지난해보다 호전되면서 구조조정 기업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은행의 가장 기본적 수입원인 이자수익이 늘어난 게 어닝서프라이즈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타자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금리를 높였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 신규 가계대출금리는 지난 5월 현재 3.47%로, 2015년 2월 이후 2년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0.06%포인트나 올랐는데 같은 기간 예·적금 등 순수저축성 예금금리는 1.44%로 변동이 없었다. 은행 가계대출금리는 기업대출 금리(3.45%)도 넘어섰다. 가계·기업대출금리가 역전된 것은 2010년 3월 이후 7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덕분에 국민은행 순이자마진(NIM)이 2분기 1.72%로 1분기보다 0.06%포인트 뛰는 등 실적 축포를 쏘아 올린 은행들의 NIM이 상당폭 개선됐다.
이처럼 대출금리를 높이고 가계대출 규모를 늘리는 식으로 손쉽게 이익을 거뒀다는 비판이 흘러나오면서 예년처럼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도 쉽지 않아졌다. 새 정부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금융회사들이 단기 성과를 중심으로 고액 성과급을 지급하는 행태에 제동을 걸겠다고 나선 것도 부담이다. 여기에 정부가 실적 호조에 맞춰 일자리 창출에 금융권이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하면 거부하기도 힘들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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