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소형주펀드 볕드는데…투자자는 이탈
입력 2017-07-23 17:19  | 수정 2017-07-23 19:59
상장지수 펀드를 제외한 국내 중소형주 펀드가 올해 들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에도 투자금은 계속 빠져나가는 추세여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코스닥 상승 흐름이 중소형주 펀드의 분위기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주 펀드는 34개 전부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평균 13.9%)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4개 펀드의 약 70%에 달하는 23개가 수익률 10%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다. 개별 펀드들을 살펴보면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가 24.9%로 가장 높고, '프랭클린중소형주' 펀드가 3.6%로 가장 낮다. 주로 정보기술(IT) 업종을 편입한 펀드들이 견조한 실적을 냈다.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리서치운용본부 팀장은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현상인 '빅사이클'이 이어지면서 IT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IT를 주요 투자 업종으로 잡았던 게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수익률은 회복되고 있지만 자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환매 속도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유출액이 유입액보다 많은 상황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중소형주 펀드에서는 1767억원이 순유출됐다. 작년과 비교하면 1년 새 4457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2년간 수익률 부진에 크게 실망한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하자마자 환매에 나서면서 유출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익률이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여전히 코스피 평균 상승률보다 못한 수준인 까닭에 업계에서도 당분간 투자금 유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제는 "중소형주의 반등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업계 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 환매 혹은 유지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좀 더 유지하고, 신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과감히 펀드에 가입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코스닥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1일 코스닥은 676.6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작년 고점인 710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하반기로 들어서면 벤처기업 육성과 4차 산업 추진 등 정책적 지원이 속도를 낼 것"이라며 "코스닥 실적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좋다. 당분간 코스닥에 악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면 하반기 코스닥은 720까지 오를 수 있다"며 "2015년 고점까지 가긴 힘들어도 지난해 고점인 710은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1년 수익률 격차가 27.4%포인트로 과거 고점을 넘어섰고 3개월 수익률 격차는 9.9%포인트로 고점 수준에 도달했다"며 "주가 측면에선 중소형주의 반등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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