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자진 입북인가 납치인가 '임지현 미스터리'
입력 2017-07-22 19:50  | 수정 2017-07-22 19:59
【 앵커멘트 】
TV에 나오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미녀 탈북민이었던 임지현 씨가 돌연 북한 방송에 나오면서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북한에 왜 간 건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정리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임지현 씨가 납북된 건지 스스로 북한에 간 건지가 가장 큰 의문입니다, 일단 납북된 걸로 보는 사람들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까?

【 기자 】
임 씨 주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돈 문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 탈북민은 "임 씨가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1천만 원을 보냈는데 중간에 돈을 없어지는 배달사고가 났고 이 때문에 중국에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북한에 납치됐고 이후 강압에 못 이겨 방송에 나와서 남한 생활을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 질문 2 】
두번째, 자진해서 북한으로 갔다, 이건 사실 임 씨 스스로도 주장하는 바죠?

【 기자 】
재입북한 임 씨가 처음으로 북한 방송에 나왔던 날짜는 지난 16일입니다.

우리민족끼리TV에 나와서 2014년에 남한에 갔는데 많이 후회를 했고 지난 6월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돈 벌려고 술집을 다니기도 하는 등 노력했지만 마음대로 안됐다며 우리나라를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임지현 / 재입북 탈북민
- "제가 상상하는 그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술집을 비롯해 여러 곳을 떠돌아다녔지만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돈 많이 벌 줄 알고 한국에 왔는데 결국 안 돼서 스스로 돌아왔다는 것이죠.

【 질문 3 】
그런데, 스스로 재입북한 것과 별개로 임 씨가 한국에선 대남공작원 활동을 했다는 주장도 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북한 최고 정보수사조직인 보위부 직원이었던 탈북민 이 모 씨 주장입니다.

중국 내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임 씨가 우리나라에 살면서 대남공작원 역할을 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 정찰총국 직원을 따라 유유히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북한 보위부 출신 탈북민
- "너의 몸값을 올려서 한국에 대한 리스트를 다 선전하고 (북한에) 들어와라. 말하자면 간첩이지."

그래서 북한에서 현재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고도 이 씨는 덧붙였습니다.

【 질문 4 】
각종 설이 제기되는 모양새인데 임 씨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집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 기자 】
임 씨가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게 지난 4월입니다.

올해 초부터 넉 달 동안 원룸과 비슷한 서울 강남의 한 고시텔에 살았는데 여기 관리인에 따르면 임 씨는 짐을 다 챙기지 않았습니다.

당장 필요한 여름옷만 가져가고 겨울옷이나 가방은 놔뒀습니다.

중요한 건 문을 안 잠갔다는 점과 바로 이 물건을 놔두고 갔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임지현 거주 고시텔 관리인
- "키도 딱 놔두고 갔으니까 책상에 보란 듯이, 서랍에 넣어둔 게 아니라…."

다시 돌아올 사람이 과연 안에 물건이 있는 상태에서 문을 안 잠그고 열쇠를 두고 갈까요?

확실하진 않지만 이 고시텔에는 다시 안 올 것이며 이 물건들은 버린다는 의도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질문 5 】
올해 초 중국에 자주 갔다는 목격담도 있던데 왜 그랬을까요?

【 기자 】
임 씨가 살던 고시텔 관리자에 의하면 올해 초 임 씨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중국에 갔습니다.

이때 과거 같이 살았던 동거남을 만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남성은 2011년 탈북한 임지현 씨와 3년 동안 중국에서 함께 산 인물입니다.

【 질문 6 】
이 남성이 임 씨에 대한 미스터리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인물로 추정되죠?

【 기자 】
4월에 한국을 떠난 임 씨가 6월에 재입북하기까지 두 달 정도 시간이 남습니다.

이때 중국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남성과 함께 있었을 가능성이 크죠.

그렇다면, 재입북하기 직전에 임 씨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이 남성이 제일 잘 알 것이기 때문에 핵심 인물로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7 】
임 씨가 재입북하는 과정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죠? 그런데 이미 북한에 가버렸으니 수사가 잘될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 기자 】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임 씨의 거처를 수사했고 주변 인물도 참고인으로 불러 진술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중국 현지에 대한 수사도 중국 공안과 협조 아래 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보이스피싱 등 각종 수사에서 우리 경찰이 중국 공안과 협조를 잘해온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북한이 걸려 있죠.

과연 북한과 연계된 건에도 중국 공안이 협조를 잘해줄지는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 질문 8 】
여러 가지 설들을 정리를 해봤는데 마지막으로 궁금한 건 황 기자가 생각하는 가장 유력한 재입북 이유입니다.

【 기자 】
타인의 주장보다 중요한 건 결국 팩트겠죠.

임 씨의 국내 행적 중에 가장 중요한 사실은방송 출연과 학교를 입학했다는 점입니다.

적극적으로 TV에 나오고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에 차석 입학했다는 건 그녀가 매우 의욕적으로 방송인을 꿈꿨다는 걸 말해줍니다.

그런 임 씨가 방송프로그램에서 지난 4월 갑자기 하차하고 바로 자취를 감춘 건데요.

앞서 말한 방송인이 되고자 하는 의욕이 꺾이는 어떤 큰 계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 배경에는 채권 추심을 당했다, 임 씨에게 불리한 영상이 있다는 설이 있는데 일단은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황재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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