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계’서 던진 니퍼트, 선물 같았던 90번째 승리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강윤지 기자] 두산 베어스의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36)가 역대 외국인 투수 통산 승리 타이를 이뤘다.
니퍼트는 21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 6이닝 8피안타(3피홈런) 2볼넷 7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날은 평소처럼 신계가 아닌 인간계 투수였다. 마운드를 내려갈 때는 패전 위기까지 몰려 있었다. 그러나 타선의 득점 지원에 힘입어 패전이 지워지고 승리까지 거둘 수 있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피홈런 타이를 기록하는 등 고전했다. 니퍼트가 4점 이상을 내주고도 승리를 거둔 건 올 시즌 들어 처음이었다.
상태가 온전치 않았던 탓에 속구 구위가 살지 않자 변화구를 늘려 한화 타선을 상대했다. 이날 던진 총 108개의 투구 중 속구가 54개, 변화구가 54개로 정확히 반반이었다. 변화구 중에는 슬라이더(40개)를 가장 많이 던졌는데 2개의 피홈런은 슬라이더가 통타당하며 내줬다.
이미 90개의 공을 던지며 5점을 내준 상황서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6회초 또 다시 1점을 내줘 패전 위기까지 몰렸다. 투지가 무색해질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5-6으로 뒤지던 6회말 팀 공격은 니퍼트에게 선물이었다. 7~9번타자 김재호(2루타)-허경민(볼넷)-박세혁(야수선택)이 모두 출루해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찬스는 상위타선으로 연결됐다.
최주환이 니퍼트의 패전을 지우는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어진 만루서 정진호의 땅볼 타구 때 3루주자 허경민이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박건우가 희생타로 1점을 더 보태 8-6까지 앞섰다. 8회말 결정적인 득점 추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 승리로 니퍼트는 2011시즌부터 통산 173경기 90승을 기록하게 됐다. 다니엘 리오스가 보유하고 있던 외국인 투수 통산 승리와 타이. 1승만 추가한다면 ‘니느님다운 새 기록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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