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글라스. 작업 리스트를 보여줘”
구글이 스마트안경 '구글글라스'를 공장,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즈니스용으로 재탄생시키며 부활을 선언했다. 사생활 침해 논란을 극복하고 산업용 증강현실(AR) 기기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구글글라스를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Glass Enterprise Edition)'이란 이름으로 다시 시장에 선보였다. 5년전 나왔던 1차 실험용 제품에 비해 성능이 한층 진화됐다.
가장 큰 변화는 일반 소비자용에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용도를 바꿨다는 점이다. GE, 보잉, 폭스바겐 같은 대규모 공장은 물론 DHL 등이 물류센터, 셔터헬스와 같은 헬스케어(병원, 보험 등)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5년만의 업그레이드 제품이니 만큼 성능을 높였다. 화소도 기존엔 500만 화소였으나 2.0 모델에서는 800메가 픽셀로 높아졌으며 베터리는 스트리밍을 하고도 8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 환경도 개선했다. 와이파이 연결도 쉽게할 수 있으며 안경테에서 스마트 기기(글래스팟)를 분리할 수도 있다.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어시스턴트)를 이용, '오케이 글라스'를 말하면 앱이 실행된다.
구글은 구글글라스 2.0 제품을 GE, 보잉사 등의 산업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어가면서 만들었다. 실제로 GE는 이 제품 도입 이후 불량율을 8~12% 줄이고 작업 시간도 25%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GE의 기술자들이 공장에서 구글 글라스에 나타나는 동영상으로 다음 작업을 예측할 수 있었으며 멀리 떨어진 사무실에서도 공장 현장의 상황을 제어할 수 있었다. 기술자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컴퓨터로 돌아가서 작업을 확인하지 않아도 됐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 제품을 실험용이 아닌 상용제품으로 내놨다. 가격을 아직 밝히지는 않았으나 1500달러 전후에서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는 이 제품을 확인 한 후 오는 2025년까지 1400만명의 미국 노동자들이 구글글라스를 사용, 8년엔에 10억~20억달러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2012년 '구글글라스'를 세상에 첫선을 보이며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원조격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주변 환경과 사람을 모르게 촬영할 수 있는 기능 때문에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때문에 이번에 나온 구글글라스 2.0에서는 녹음하거나 녹화할 때는 타인들이 할 수 이도록 안경 앞쪽의 녹색등이 켜지면서 알 수 있도록 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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