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보 빅3 중 車보험료 첫 인하
입력 2017-07-17 17:49  | 수정 2017-07-17 20:29
손해보험업계 '빅3' 중 하나인 동부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대형 손보 중 처음으로 동부화재가 차보험료를 내린 만큼 여름휴가철 이후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다른 대형사들의 보험료 인하가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동부화재는 다음달 16일부터 효력이 발효되는 자동차보험 계약에 대해 개인용은 0.8%, 업무용은 1.3% 보험료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어 자동차보험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차원에서 보험료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 자동차보험 사업 부문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올 들어 5월 말 현재 96.4%로 전년 동기 대비 6.4%포인트 하락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3.6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동부화재에 앞서 지난 6월 메리츠화재가 차보험료 0.7%(개인용 기준)를 인하한 데 이어 이달 초 한화손보도 차보험료를 1.6%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해상과 KB손보 역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보험료를 2.7% 내렸던 삼성화재도 추가 인하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말 보험료를 내렸지만 1~5월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이 95%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A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홍수 등 장마철 피해로 인한 손해율 등이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부화재가 기습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인하를 하지 않은 대형사들도 휴가철 이후 손해율이 집계되는 대로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실손보험료 인하 압박을 하는 가운데 손보사들이 손해율이 높은 실손보험 대신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통해 새 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 6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보험료를 깎아주는 대신 '마일리지특약, 자녀할인특약' 등 할인특약을 내세워 특정 계층 보험료만 인하해주는 '꼼수'를 부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국정기획위가 실손보험료 인하를 강력 유도하자 실손보험 대신 자동차보험료 인하 카드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B손보사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너무 높아 도저히 보험료를 내릴 수 없고 그렇다고 새 정부의 가격 인하 유도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 수 없기 때문에 뭔가 다른 것으로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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