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주 폭우…"늑장 대응으로 인한 인재다"
입력 2017-07-17 14:03  | 수정 2017-07-24 14:05
청주 폭우…"늑장 대응으로 인한 인재다"


물폭탄 수준의 비로 침수 피해를 본 청주의 한 주민은 당국의 늑장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지난 16일 새벽부터 쏟아진 비로 오전 9시께 청주시 복대동 죽천교 주변 주택이 침수됐고 차량이 빗물에 잠기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등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 일대는 청주에서도 비 피해가 큰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힙니다.

그 원인이 인재라는 것이 이 지역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한 주민은 "도로에 고인 물이 빠지지 않아 주택이 잠기면서 아수라장이 됐는데, 죽천교 수문을 열자 한순간에 물이 빠졌다"며 "청주시의 늑장대응 탓에 피해가 커졌다"고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오전 7시 10분부터 1시간 동안 91.8㎜의 물폭탄이 떨어졌지만, 이때까지 청주시가 취한 조치는 없었습니다.

시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 것은 오전 8시 정각입니다.

109.1㎜의 강수량이 기록되고 난 뒤였습니다.

이날 청주에서 가장 심한 물난리가 난 복대동·비하동 일대의 위험성을 알리는 안내문자는 이날 오전 내내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재난방송 역시 오전 10시가 넘어 나갔습니다.

주택가에 차량이 둥둥 떠다니고 주택·상가마다 물이 들어차는 난리를 겪었지만 청주시는 이런 위급 상황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청주 오창 미호천 팔결교 부근 한 축산농민은 새끼오리 1만6천마리를 사흘 전 입식했으나 모두 폐사했습니다.

축사에 물이 잠길까 봐 애가 탄 이 농민이 16일 오전 6시부터 "축사 인근 농수로의 물이 넘쳐 축사를 덮칠 것 같은데 미호천으로 물을 퍼 올리는 배수펌프를 가동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당했습니다.

"상부의 지시가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기상청도 이날 청주에 쏟아부은 강수량을 예측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한 농민은 "어제 같은 폭우야 미리 알아도 손 쓸 도리가 없었겠지만, 당국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게 놔둔 게 전부"라고 울화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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