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서울대로 복직해 올 2학기부터 다시 강단에 선다. 이밖에도 이준식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현대원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등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였던 교수들이 속속 강단에 복귀하고 있다.
16일 서울대 공대에 따르면 최 전 장관은 최근 복직 절차를 완료하고 올해 2학기 수업도 배정받았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지내기도 한 최 전 장관은 지난 2014년 미래부 장관에 임명되자 휴직 하고 학교를 떠났고 전 정부의 '창조경제'관련 IT정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올해 2학기부터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특강(3학점), 컴퓨터응용특강(3학점), 논문지도(3학점) 등 수업 3개를 맡을 예정이다. 서울대는 "교원들이 최소 9학점을 맡도록 하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갓 복귀한 최 전 장관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 정권의 국정교과서 도입 추진을 총괄했던 이준식 전 사회부총리(교육부장관)는 현역은 아니지만 '명예교수'로 추대돼 학교로 돌아올 전망이다. 그는 사회부총리 임명 당시 휴직이 아닌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미 지난 2016년 1월에 '면직' 처리됐다. 그러나 서울대는 공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연구처장과 연구부총장을 역임한 이 전 장관을 명예교수로 추대할 방침을 밝혔다. 서울대는 명예교수 추대 조건으로 '전임교원으로 15년 이상 재직한 사람 중 퇴직 당시 총장 또는 교수로서 그 재직 중의 교육 및 학술상의 업적이 현저하거나 본교 발전에 공헌한 사람'을 규정화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은 30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를 이어온 공학자로 서울대 공대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면서 "불명예가 아닌 본인 의사에 따른 사직이었기 때문에 절차상에도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공대는 하반기 이 전 장관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총장승인 완료되면 2018년 3월 1일부로 명예교수에 오르게 된다. 공대는 공대 학장을 지낸 김도현 포스텍 총장도 명예교수로 함께 추대할 계획이다. 고위 공직을 역임한 서울대 명예교수로는 정운찬 전 총리, 한완상 전 부총리 등이 있다.
강단 복귀에 학생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경우도 있다.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을 역임한 현대원 교수는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복직을 완료했지만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6월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자보를 걸고 현 교수가 서강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제기됐던 의혹들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정부 합류를 위해 학교를 떠났던 교수님이 학교로 돌아오기 위한 복직 절차를 추진하고 있지만 저희는 교수님께 학문을 배우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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