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임금 근로자들의 실제 휴가 사용일수가 부여된 연차휴가일수의 절반 정도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연차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근로자들도 11.3%로 조사됐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만 20세부터 59세까지의 민간기업·공공기관 근로자 중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인 임금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임금근로자의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평균 15.1일인 데 반해 실제 사용일수는 평균 7.9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평균 휴가 사용일수인 14.4일의 절반 수준이다. 전체 응답자 중 휴가사용일이 5일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33.5%로 가장 높았으며 연차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도 11.3%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늘어났지만, 사용일수는 '20대'와 '50대'가 모두 평균 7.7일로 차이가 없었으며, 공공기관의 연차휴가사용률(44.7%)이 민간기업의 사용률(55.1%)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차휴가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 요인으로는 '직장 내 분위기'가 44.8%로 가장 높았으며 '업무 과다 또는 대체 인력 부족(43.1%)' '연차휴가 보상금 획득(28.7%)' 등이 뒤를 이었다.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경우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들은 '삶에 대한 만족감 하락(49.9%)',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업무 능률 저하(38.5%)', '스트레스 및 피로 누적으로 인한 건강 문제(33.3%)' 등을 꼽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는 '이직 고려', 30대는 '업무능률 저하'라고 답한 비율이 높은 반면, 50대의 경우 '휴가 사용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응답 비율이 22.5%로 높게 나타났다.
문체부는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들의 휴가 미사용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크다고 지적했다. 휴가사용의 경제적 기대효과를 분석한 결과 1400만 명의 임금근로자들 부여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할 경우 여가소비 지출액은 16조 8000억 원이 증가하고 △생산유발액 29조 3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 13조 1000억 원 △ 고용유발인원 21만 8000명의 경제적 효과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체부는 29조 3000억원의 추가 생산유발액이 현대자동차 '소나타' 46만대 또는 삼성 '갤럭시노트4' 1670만대 생산 시에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와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적극적인 휴가 사용은 개인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어려운 내수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직장인들이 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국내 여행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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