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방식으로 본 文정부 도시재생의 모습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년 10조원씩 투입해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전면 철거가 아닌 기존 주거지를 보존하고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도 이에 발맞춰 도시재생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 13일 열린 1차 회의에서 성북구 장위13구역과 동작구 상도4동이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로 통과됐다. 각 100억원씩 투입되는 두 사업을 통해 문재인정부 도시재생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 뉴타운 해제지역 '장위 13구역'
성북구 장위동 장위13구역이 북서울꿈의숲과 인접한 '테마골목' 마을로 재탄생한다. '장위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에 따르면 2018년까지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복지문화 거점을 조성한다. 또 마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장곡시장 활성화 사업을 병행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향하는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 모델이기도 하다.
장위동은 1960~1970년대 조성된 신흥 부촌마을로 '동방고개'라는 지명을 얻었던 곳이다. 하지만 2005년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사업 결실을 맺지 못해 2014년 촉진지구 해제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 갈등과 공동체 약화, 기반시설 노후화로 슬럼화됐다.
시와 마을 주민은 '골목마다 이야기를 품은 장위마을' 건립을 목적으로 △살기 좋은 주거 환경 △소통하는 주민 문화 △활력 있는 마을 경제 등 3대 사업 목표를 선정했다. 이를 실현하고자 총 7개 세부 사업도 지정했다. 특히 시는 복지문화 거점 조성(30억1000만원), 주차·문화·편의시설 건립(27억8000만원), 골목·보행 환경 개선(24억7000만원) 등에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투입한다. 시는 가로 환경 발전을 위해 이정표와 마을지도, 안내판을 설치하고 미끄럼 방지 포장, 보안 폐쇄회로(CC)TV 등을 도입해 마을길 개선을 도모한다. 아울러 동방어린이공원~향나무쉼터~장곡시장을 연계한 총 0.7㎞ 길이 테마골목길이 조성된다. 테마골목길은 놀이터길, 새롬길, 술래잡기길, 시장길 등 총 4곳으로 각각 차별화한 특색을 담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
기존 시설을 재활용해 주요 거점 시설로 재구성하는 점도 특징이다. 주민이 기부한 청소년 공부방은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또 기존 노외 공영주차장 용지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협력해 창업지원시설, 맞춤형 임대주택(도전숙), 주차장 등 복합편의시설이 들어선다. 현재 '향나무쉼터' 쪽에는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구립도서관, 옥상정원 등이 들어선다. 거점 시설은 지역관리기업(CRC)을 설립해 운영·관리하고 발생하는 수익은 도시재생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가 추구하는 '자생적 도시재생' 기틀이 마련된다.
노후화한 주택은 시가 추진 중인 '가꿈주택' 제도와 연계해 개선한다. '가꿈주택'은 낡은 단독·다가구주택 리모델링 비용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이달 중 고시한다. 국승열 시 주거재생과장은 "장위13구역을 기반으로 재정비촉진지구 해제구역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 인구 2만5천 '상도4동'
노인·어린이 중심 '도시속 마을', 개발사업 여건 안돼 '재생'으로
양녕대군 묘역에 역사테마길…시설개선보다 공동체 강화 초점
상도4동의 핵심은 주민 스스로 만드는 공동체 활성화다. 예산으로 필요한 시설을 만들고 노후한 주거지 등을 정비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이 같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주민활동을 이끌어내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드는 것이다.
상도4동은 마을재생의 3가지 큰 주제를 △어르신·어린이가 '오순도순' 함께 사는 마을 △자연·역사 자원과 '파릇파릇' 함께하는 마을 △마을경제·공동체가 '무럭무럭' 함께 성장하는 마을로 잡았다. 서울시는 3가지 주제 아래 총 10개의 마중물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골목공원을 만들고 교통사고·범죄 안전골목을 조성해 마을 공간을 활용한 주민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게 상도4동 인구 특성을 반영한 사업이다. 양녕대군 묘역을 개방하고 역사테마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은 지역주민뿐 아니라 외지인도 몰려들게 해 마을을 명소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을 경제와 공동체 성장 차원에서는 도시 텃밭을 만들고, 에너지 절감 마을을 조성해 골목시장 활력 회복에 힘쓴다.
특히 골목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서는 시장 상인회 결성과 주민·학생을 중심으로 한 서포터스 운영 프로그램 등도 많이 마련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 문화·놀이마당을 세우고 상도 열린스튜디오를 만들어 공모사업·거점운영 공간으로 사용한다. 상도 열린스튜디오는 창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공간으로 활용돼 신규 청년층 유입도 노린다.
서울시와 동작구는 또 주민 숙원사업이었던 신상도 지하차도 확장공사를 비롯한 상도근린공원 정비, 까치 생태놀이터 조성, 전통시장 환경개선사업 등을 중앙정부·서울시·동작구 간 3자 협력 체제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저층·노후 주거지가 많은 동네 특성에 맞게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통한 노후 불량주택 밀집지역 소규모 정비 시범사업'을 펼친다. 경사지 막다른 골목과 계단 때문에 사실상 신축이 곤란한 지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력해 소규모 정비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에는 재개발 등 전면 철거 외에는 대안이 없었지만 서울시, 동작구, 서울주택도시공사, 타 지방자치단체, 민간개발사업자와 협력해 기반시설을 확보·정비하고 공공 사업관리를 통해 10개 필지의 소규모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정 기자 / 김강래 기자 /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년 10조원씩 투입해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전면 철거가 아닌 기존 주거지를 보존하고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도 이에 발맞춰 도시재생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 13일 열린 1차 회의에서 성북구 장위13구역과 동작구 상도4동이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로 통과됐다. 각 100억원씩 투입되는 두 사업을 통해 문재인정부 도시재생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 뉴타운 해제지역 '장위 13구역'
성북구 장위동 장위13구역이 북서울꿈의숲과 인접한 '테마골목' 마을로 재탄생한다. '장위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에 따르면 2018년까지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복지문화 거점을 조성한다. 또 마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장곡시장 활성화 사업을 병행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향하는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 모델이기도 하다.
장위동은 1960~1970년대 조성된 신흥 부촌마을로 '동방고개'라는 지명을 얻었던 곳이다. 하지만 2005년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사업 결실을 맺지 못해 2014년 촉진지구 해제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 갈등과 공동체 약화, 기반시설 노후화로 슬럼화됐다.
시와 마을 주민은 '골목마다 이야기를 품은 장위마을' 건립을 목적으로 △살기 좋은 주거 환경 △소통하는 주민 문화 △활력 있는 마을 경제 등 3대 사업 목표를 선정했다. 이를 실현하고자 총 7개 세부 사업도 지정했다. 특히 시는 복지문화 거점 조성(30억1000만원), 주차·문화·편의시설 건립(27억8000만원), 골목·보행 환경 개선(24억7000만원) 등에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투입한다. 시는 가로 환경 발전을 위해 이정표와 마을지도, 안내판을 설치하고 미끄럼 방지 포장, 보안 폐쇄회로(CC)TV 등을 도입해 마을길 개선을 도모한다. 아울러 동방어린이공원~향나무쉼터~장곡시장을 연계한 총 0.7㎞ 길이 테마골목길이 조성된다. 테마골목길은 놀이터길, 새롬길, 술래잡기길, 시장길 등 총 4곳으로 각각 차별화한 특색을 담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
기존 시설을 재활용해 주요 거점 시설로 재구성하는 점도 특징이다. 주민이 기부한 청소년 공부방은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또 기존 노외 공영주차장 용지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협력해 창업지원시설, 맞춤형 임대주택(도전숙), 주차장 등 복합편의시설이 들어선다. 현재 '향나무쉼터' 쪽에는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구립도서관, 옥상정원 등이 들어선다. 거점 시설은 지역관리기업(CRC)을 설립해 운영·관리하고 발생하는 수익은 도시재생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가 추구하는 '자생적 도시재생' 기틀이 마련된다.
노후화한 주택은 시가 추진 중인 '가꿈주택' 제도와 연계해 개선한다. '가꿈주택'은 낡은 단독·다가구주택 리모델링 비용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이달 중 고시한다. 국승열 시 주거재생과장은 "장위13구역을 기반으로 재정비촉진지구 해제구역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 인구 2만5천 '상도4동'
노인·어린이 중심 '도시속 마을', 개발사업 여건 안돼 '재생'으로
양녕대군 묘역에 역사테마길…시설개선보다 공동체 강화 초점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일대 주변 전경. [사진 제공 = 서울시]
인구 2만5000명 남짓 되는 동작구 상도4동은 서울 중심부와 가깝지만 저층 주거지가 많고 개발이 거의 되지 않던 곳이다. 오래 거주한 토박이 비중이 높고, 인구 분포상 20~40대 청·중년층보다 노인과 어린이가 대다수라 개발형보다 도시재생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평가받은 대표적 '도시 속 마을'이다.상도4동의 핵심은 주민 스스로 만드는 공동체 활성화다. 예산으로 필요한 시설을 만들고 노후한 주거지 등을 정비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이 같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주민활동을 이끌어내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드는 것이다.
상도4동은 마을재생의 3가지 큰 주제를 △어르신·어린이가 '오순도순' 함께 사는 마을 △자연·역사 자원과 '파릇파릇' 함께하는 마을 △마을경제·공동체가 '무럭무럭' 함께 성장하는 마을로 잡았다. 서울시는 3가지 주제 아래 총 10개의 마중물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골목공원을 만들고 교통사고·범죄 안전골목을 조성해 마을 공간을 활용한 주민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게 상도4동 인구 특성을 반영한 사업이다. 양녕대군 묘역을 개방하고 역사테마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은 지역주민뿐 아니라 외지인도 몰려들게 해 마을을 명소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을 경제와 공동체 성장 차원에서는 도시 텃밭을 만들고, 에너지 절감 마을을 조성해 골목시장 활력 회복에 힘쓴다.
특히 골목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서는 시장 상인회 결성과 주민·학생을 중심으로 한 서포터스 운영 프로그램 등도 많이 마련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 문화·놀이마당을 세우고 상도 열린스튜디오를 만들어 공모사업·거점운영 공간으로 사용한다. 상도 열린스튜디오는 창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공간으로 활용돼 신규 청년층 유입도 노린다.
서울시와 동작구는 또 주민 숙원사업이었던 신상도 지하차도 확장공사를 비롯한 상도근린공원 정비, 까치 생태놀이터 조성, 전통시장 환경개선사업 등을 중앙정부·서울시·동작구 간 3자 협력 체제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저층·노후 주거지가 많은 동네 특성에 맞게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통한 노후 불량주택 밀집지역 소규모 정비 시범사업'을 펼친다. 경사지 막다른 골목과 계단 때문에 사실상 신축이 곤란한 지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력해 소규모 정비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에는 재개발 등 전면 철거 외에는 대안이 없었지만 서울시, 동작구, 서울주택도시공사, 타 지방자치단체, 민간개발사업자와 협력해 기반시설을 확보·정비하고 공공 사업관리를 통해 10개 필지의 소규모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정 기자 / 김강래 기자 /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