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제약株 약발 떨어지자 의료기기株 `꿈틀`
입력 2017-07-14 16:04  | 수정 2017-07-14 19:00
신약 개발 호재에 들썩였던 제약업종이 주춤하자 바이오·의료기기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제약업체들이 대형 신약의 약효 논란에 이어 갑질 논란에 휩싸인 사이 바이오·의료 관련 종목들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텍 주가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간 10.8%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24억원 이상 순매수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바텍은 치과용 X선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 78%를 차지했으나 이달 초까지만 해도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매력이 고개를 들며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X선 전문 업체 뷰웍스 주가도 지난 13일부터 2거래일간 13.1% 상승했다.
임플란트 업종 3인방인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디오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실적 개선 전망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체성분 분석기기를 만드는 인바디도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최근 주가 흐름은 정체 상태지만 올해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어 향후 주가 추이를 주목해 볼 만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해외 법인을 설립한 미국, 중국, 일본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56%가 발생하고 있고 작년에 설립한 인도, 말레이시아, 네덜란드에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이오(생명과학)업종의 성장세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업종 중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위와 7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메디톡스와 휴젤이 독보적이다. 이들 기업은 전 세계 보톡스 및 필러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세계시장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지만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탓에 전망이 밝아 보인다. 메디톡스의 외국인 지분은 46.85%, 휴젤의 경우 35.29%를 기록할 정도로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높은 외국인 지분을 자랑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로 주가가 상승세인 종목으로는 녹십자셀이 있다. 전반적으로 하락세인 녹십자그룹에서 유일하게 강세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적자 기록을 이어가던 녹십자셀이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모회사인 녹십자와 CT(Cell therapy) 영업 양수 계약을 체결해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의 영업권을 79억원에 다시 사들였다. 2012년 인수·합병(M&A)으로 모회사에 영업권을 넘긴 지 5년 만이다. 이 사업이 녹십자셀에 적지 않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편 제약주 주가 흐름은 약세로 전환한 지 오래다. 최근 몇 달간 신약 개발 호재로 들썩였지만, 신약 호재가 실적을 보장해 주진 못한다는 분석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이내 실망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연내 기업공개(IPO)와 램시마, 트룩시마 등 판매 허가 호재로 급등했던 셀트리온은 지난달 고점 대비 8.5% 하락한 상태다. 역시 계열사 티슈진의 IPO와 신약 '인보사' 출시 기대감에 급등한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도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이달 들어 15.1% 급락하는 등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식약처 허가 내용에 비춰 볼 때 당초 기대했던 약효가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코스닥 중소형 상장사 중에는 신라젠, 퓨쳐켐 등이 신약 개발 호재를 두고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신약 개발을 두고 제약사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되는 모양새다. 신약 개발 호재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을뿐더러 상반기 수출 및 내수를 포함한 실적 전망은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도 제약 업종의 실적 개선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에 주가 흐름이 부진했지만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의료기기 업종에 매수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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