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주가지수 사업자인 미국 MSCI의 헨리 페르난데즈 회장은 "내년부터 한국으로 유입되는 MSCI신흥국지수 추종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중국 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추가로 편입될 경우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경고다.
지난 10일 방한한 페르난데즈 MSCI 회장은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내년 8월 중국 본토에서 거래되는 A주의 5%가 MSCI신흥국지수에 포함되지만 점진적으로 편입규모가 늘어나게 되고 향후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포함되면 한국은 신흥국지수에서 나가고 싶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편입되는 중국 종목은 대형주 222주에 그치지만 향후 중형주 230종목도 추가 편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즈 회장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편입될 경우 최소 4.5~5.0%를 점유할 것"이라며 신흥국내 한국의 입지 축소에 대해 우려했다.
MSCI는 전세계 증시를 선진국·신흥국·프런티어마켓 등 세 가지로 구분해 놓는데 한국은 신흥국에 속해 있다. 전세계에서 MSCI를 추종하는 자금은 11조달러로 추산되며 이중 9조달러가 선진국지수에, 나머지 2조달러가 신흥국지수에 투자된다. 현재 한국이 MSCI 신흥국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 다음으로 많은 17%선이지만 내년 8월 중국 A주가 편입 완료되면 중국의 비중은 0.73%포인트 늘어나고 한국은 0.23%포인트 줄어들게 된다. 단순 계산으로 4600억달러 정도가 이탈하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관찰대상국에 편입된 사우디아라비아가 MSCI신흥국지수로 들어오고 중국 A주가 전량 편입되게 되면 여기서만 최대 20%가량을 차지하게 된다. 한국이 신흥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도로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해 한국은 3년만에 MSCI선진국지수 편입을 재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지난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MSCI 페르난데스 회장을 만나 지난달 한국이 MSCI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등재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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