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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희망 날려버린 LG의 검은 월요일
입력 2017-07-11 05:56 
LG는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된 윤지웅(사진)에 대해 잔여경기 출전정지 및 벌금 1000만원이라는 구단 자체 징계를 내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에게 7월10일은 검은 월요일이었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졌고 불의의 부상소식이 겹치며 전력 뿌리가 흔들리고 말았다. 좌완 롱릴리프 윤지웅(29)은 음주운전 혐의가 적발됐고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4)는 경기 중 당한 부상이 가볍지 않아 4주 이상 이탈하게 됐다. 또 다른 좌완에이스 차우찬(30)은 엔트리제외와 동시에 11일로 예고된 선발등판에서 빠졌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지만 타구에 맞은 팔꿈치 타박상이 원인이 된 피로누적이기에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내용이다.
세 선수 모두 10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귀시점은 산정하기 어렵다. 윤지웅은 이미 구단 자체 징계로 올 시즌 아웃이 결정됐고 허프는 짧으면 8월 둘째 주지만 자칫 길어지면 후반기 한창일 때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차우찬은 말 그대로 휴식이라면 등판 한 번 거르는 게 된다. 다만 팔꿈치에 불편함이 없어야한다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반대로 7월9일은 LG에게 행복하고 운수 좋은 일요일이었다. 이날은 잠실에서 한화와 경기를 펼쳤는데 우선 아쉬운 전날(7월8일 잠실 한화전) 패배를 끊어냈다. 과정도 드라마틱했는데 갈팡질팡했던 비 예보 속 3-2로 리드상황인 7회초 때마침 빗줄기가 굵어지며 급기야 강우콜드 승을 따냈다. 1회부터 한화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이내 양석환이 역전홈런을 때려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고 선발투수 허프가 불의의 경기 중 부상을 당했지만 계투진이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봉쇄해 추가실점을 막아낸 것이 원동력. 집중력과 마지막 등장한 빗줄기까지. LG에게서 오랜만에 나온 짜릿한 경기였다.
무엇보다 LG는 경기보다 관심을 받았던 큰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팀 레전드 이병규(43)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 열렸는데 하늘도 이를 알았는지 경기 전후로 행사 때만 되면 비가 소강상태가 됐다. 덕분에 LG 구단이 준비해온 이벤트들은 거의 대부분이 알차게 소개되고 진행됐다. 구단관계자들은 이날 오락가락 날씨 때문에 하루 종일 가슴을 졸이며 하늘만 지켜봤다.
그 중 이병규의 모친 김순금 여사의 영상편지 시간과 동료선수들과 함께한 이병규의 마지막 타석 시간은 행사의 하이라이트. 팬들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이 완성되며 적지 않은 메시지를 남겼다. 현재 성적 및 기세와 상관없이 이병규가 행사 전 밝힌 바람처럼 LG가 더 단단해지는 날”이 되는 듯했다.
희망과 행운이 가득했던 9일 LG의 기세는 단 하루 만인 10일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장밋빛 희망이 날아가는 데는 몇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윤지웅의 음주운전 적발, 허프의 긴 부상공백 소식, 돌연 바뀌어버린 다음 날 선발투수 차우찬까지. 내용과 무게감 측면에서 팬들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기 충분한 사안들이 연거푸 발생하고 말았다.
평범한 월요일이 검은 월요일이 되고 짜릿했던 행운과 행사의 그날이 묻혀버린 것은 결국 윤지웅의 음주운전 적발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부상소식이야 선수가 잘하려고 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지만 음주운전이 또 다시 발생했다는 점은 과정을 떠나 선수는 물론 구단도 지탄을 피하기가 어려운 요소다. LG 입장에서 더 단단해지는 날” 시작이 될 줄 알았던 순간이 도리어 더 물러지는 순간이 되고야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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