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식형·채권형 펀드에 동반 자금유입 왜?
입력 2017-07-10 17:37  | 수정 2017-07-10 19:44
7월 들어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 모두 자금이 유입되는 기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통상 주식형 펀드는 호황 국면에서 증시 상승 가능성이 높을 때 설정액이 늘고, 채권형 펀드는 보수적 관점에서 경제를 전망하는 비중이 높을 때 투자가 몰리는 특성이 있다. 성격이 상반된 두 펀드에 골고루 자금이 몰리는 것을 놓고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찍은 코스피가 더 갈 수 있을지 관망하는 투자심리가 우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매달 환매 랠리가 벌어졌던 주식형 펀드에 이달 들어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 5월 1조117억원, 지난달엔 3032억원이 유출됐지만 이달 들어 지난 7일 기준으로 1572억원이 유입됐다. 올해 들어 매달 빠짐없이 주식형 펀드를 환매했던 개인투자자가 7월부터는 '주식형 펀드 올라타기'에 나선 것이다. 이달 들어 주식형 펀드를 사기 시작한 개인이 채권형 펀드에도 여전히 돈을 넣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끈다. 지난 6월 3609억원어치 채권형 펀드를 가입한 개인은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1192억원어치 채권형 펀드에 신규 가입하며 여전히 관심을 보였다. 미국발 글로벌 금리 인상이 예고된 국면에서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는 건 이례적이다. 금리와 채권값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금리 인상기에 채권 투자는 금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회수기간(듀레이션)이 6개월 전후로 짧은 초단기 채권이 채권형 펀드 인기를 주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2171억원 규모 자금이 몰렸던 초단기 채권은 이달 들어서도 1269억원어치 돈이 몰렸다. 사실상 채권형 펀드 가입자 대다수가 초단기 채권에만 몰리는 상황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경기가 좋아져 주식이 더 갈지, 금리가 정말 올라갈 것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투자기간이 짧은 초단기 채권에 돈을 묻어 놓고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은 "예금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넣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주식이 더 갈지 확신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초단기 채권으로 도피하고 있다"며 "단기 투자이기 때문에 금리 변동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형 펀드 가입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KG제로인 분석에 따르면 7월 들어 중소형 주식, 테마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여전히 자금이 유출되고 있지만 인덱스 펀드에는 투자금이 2500억원 넘게 몰렸다. 공격적인 성향의 펀드에 돈을 묻기보다는 보수적인 투자 관점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올라 주식시장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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