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0일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한 자신의 강경발언에 대해서 사과하거나 물러설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오히려 한걸음 더 나아갔다.
추 대표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당은 이유미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은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4월1일 언론에 "3월 31일 저녁 문재인 후보 아들 특채의혹을 보고받았는데 당의 별도 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을 거론하며 다시 한번 이유미씨 단독범행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추 대표는 또 박 전 대표가 5월 1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36초 통화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박 전 대표는 36초간 짧은 전화에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느냐',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만 최종 컨펌(승인)하는 시간은 36초로 충분하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대표가 직접 전면에 나서 협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국민의당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는 비판이 있지만 일부에서는 의도된 공격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추 대표가 처음 '머리자르기'라는 말을 했을 때는 그냥 말실수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후 국민의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는 것을 보고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나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이 이에 반발해 국회 일정 보이콧 등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 대표가 앞서 국민의당을 자극해 먼저 보이콧 카드를 쓰게 해버렸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미 국민의당은 협치 거부를 선언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송영무 조대엽 임명을 강행해도 추가로 쓸 카드가 없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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