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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될 ‘적토마’, LG가 기다릴 ‘포스트 이병규’
입력 2017-07-09 06:03 
LG의 상징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억될 적토마 이병규(사진)가 7월9일 잠실 LG-한화전 때 공식은퇴식을 치른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2016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LG 트윈스의 상징 ‘적토마 이병규(42)가 9일 공식은퇴식을 치른다. LG 입장에서 의미가 가득할 순간. 다만 현재 팀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전설의 마지막을 추억하며 동시에 또 다른 전설의 등장을 고대할 이유다.
1997년 데뷔한 이병규는 2016시즌까지 KBO리그 한정 LG에서만 17시즌을 뛰었고 당연히 대표적인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억된다. 실력도 대단했다. 통산 타율이 3할을 넘었고 3년 연속 최다 안타상 및 신인상, 두 차례 타격왕, 골든글러브 7회 수상 등 LG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던 타자로 손꼽혔다. 2013시즌에는 역대 최고령 타격왕을 차지했고 은퇴직전인 지난 시즌에도 주로 2군에 있었지만 한 때 4할대 고타율을 자랑하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성적과 함께 넘치는 카리스마 또한 이병규의 상징. 베테랑 리더, 든든한 맏형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꾸준한 정상급 실력만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 충분했다.
그렇게 LG라는 팀에 상징이자 레전드로 기억될 이병규는 지난 시즌 후 명예로운 은퇴를 택했다. 특히 그는 LG를 떠날 수는 없었다”며 팀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현재는 해설위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펼치고 있다. 그러던 찰나 자신을 상징하는 9과 들어간 7월9일 잠실 LG-한화전 때 공식행사로 팬들과 선수단에 아껴둔 작별인사를 행하게 됐다.
이를 바라보는 LG는 기쁘고 영광스러운 날이 될 듯하다. 특히 구단 입장에서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레전드를 예우하는 팀으로서의 가치도 업그레이드 되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전망이다. LG는 9일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벽한 잔치가 될듯하지만 현재의 LG 입장에서 복잡한 감정도 생길만하다. 우선 팀이 완연한 하락세 흐름을 타고 있다. 6월말부터 이 같은 흐름이 반전 없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제는 견고할 것만 같았던 상위권 성적에서 멀어져 불안한 6위에 멈춰있다. 9일 오전 현재 3위 SK에는 다섯 경기, 4위 넥센에게는 네 경기, 5위 두산과는 두 경기차로 벌어졌다. 도리어 7위 롯데에게 한 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다.
문제는 뚜렷한 반전요소가 없다는 점. 지난 시즌 더 좋지 않은 상황서 거침없이 올라간 기억이 있다지만 올 시즌은 주변상황이 많이 변했다.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타선에서 상위권 팀들에 비해 강점을 못 만들고 있는 가운데 장점인 마운드마저 조금씩 흐트러지고 있어 불안요소만 증폭되고 있다.
LG는 이병규(왼쪽)만큼의 역할을 해줄 새로운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자연스럽게 팀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 있고 실력으로도 한 방 타자 역할이 가능했던 9번 이병규의 과거모습이 떠오르고 그리워질 법하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 야수진은 올 시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어 더욱 이 같은 바람이 절실하다. 이형종, 채은성, 이천웅, 안익훈 등 포스트 이병규를 노려볼만한 외야수들이 잦은 기복에 시달리며 한 단계 더 진전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인 것. 공격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수비와 주루에서도 불안한 장면들이 자주 포착된다. 당연히 LG 성적도 함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험이 적다고만 계속 항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LG도 리그 강팀 중 하나로 자리 잡았기에 성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개개인 커리어 또한 어느 순간 확 터트려진다기보다 경험이 적을 시기부터 꾸준히 키우고 살려나가야 한다. LG 입장에서 그래야 올 시즌은 물론 향후 시즌에도 밝은 전망이 있을 수 있다.
단순 성적만으로 이병규가 적토마가 되고 레전드가 되지는 않았을 터다. 영광과 고민이 교차할 9일 오후. ‘적토마 이병규를 보내는 LG가 이제 새로운 포스트 이병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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