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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방학 전’ 전반기 성적 추이, 어떻게 이어졌을까
입력 2017-07-08 06:59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두산. 전반기 성적 55승 1무 27패(승률 0.671)로 크게 앞서나갔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2017시즌 한여름 뜨거운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반환점을 돈 2017시즌은 오는 13일까지 10개 구단이 더욱 치열하게 맞붙을 예정이다. 14일부터는 짧은 방학을 맞는다. 올스타전 전후로 하루 이틀을 쉰 뒤 18일부터 후반기 레이스로 팬들을 만난다.
학교 학사일정에 비유하면 전반기는 1학기, 후반기는 2학기가 된다. 1학기 성적이 좋았던 학생은 2학기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자 한다. 1학기 성적이 부진했던 학생은 2학기를 기약하며 눈에 불을 켠다. 2학기, 즉 후반기가 중요한 건 만회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진짜 성적은 결국 마지막에 판가름 난다. 그동안 전반기 성적은 전체 성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쳐왔을까.
◆최상위-최하위는 지속
2012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다섯 시즌을 보면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팀(2012~2015 삼성, 2016 두산)이 모두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다. 1위의 영역은 역전이 쉽지 않다는 걸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2010년대로 범위를 넓혀도, 2011시즌의 KIA가 전반기 1위에서 4위로 미끄러져 큰 이변을 낳았을 뿐이다.
2~3위 팀들은 1위를 쫓으면서도 승부수를 던지는 데는 부담을 느낀다. 자칫 잘못하면 현 순위마저도 잃게 된다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즌이 거듭될수록 위를 추격하기보다는 아래의 추격을 떨치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
1위만큼이나 굳건한 영역은 꼴찌다. 2012시즌 전반기를 8위로 마감한 한화는 그 해 전체 성적도 8위였다. 한화는 2013시즌에도 전반기 승률 0.301로 9위, 전체 시즌 성적은 이보다 조금 나아진 승률 0.331의 9위였다. 2014시즌도 전반기 승률 0.368로 9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시즌 전체 승률 0389로 씁쓸한 9위를 한 번 더 맛봤다.
2015시즌 야심차게 1군에 입성한 kt는 전반기 86경기 승률 0.326에 그쳤다. 후반기 분발하며 58경기 승률 0.421로 끌어올렸지만 전반기와 후반기를 합산한 성적은 승률 0.364에 그쳤다.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기란 역부족이었다. 2016시즌에도 전반기 승률 0.405, 10위로 마쳤던 kt가 전체 144경기를 마쳤을 때 역시 승률 0.373 10위였다.
중위권 팀의 후반기 승부수가 잘 통한 사례. 2016시즌 허프가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진=MK스포츠 DB
◆전반기 성적 영향 적어지는 중위권
전반기를 거치면서 최상위, 최하위가 굳건해지는 대신 다닥다닥 붙어있는 중위권은 변동 폭이 작지 않다. 2012시즌에는 2위(승률 0.541)로 전반기를 마친 롯데가 4위(0.512)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했다. 전반기 기준 3위 넥센은 후반기 성적이 저조해 6위까지 추락했고, 대신 두산이 4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2014시즌에는 전반기까지 7위였던 LG가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4위로 시즌을 마치기도 했다.
2015시즌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되면서 가을야구 기준이 4위가 아닌 5위가 됐다. 그에 따라 5위권 팀들의 경쟁이 배 이상으로 치열해졌다. 자연히 순위 변화도 이 구간에서 잦아졌다. 2015시즌에는 전반기 기준이라면 가을야구가 가능했을 5위 한화는 전체 시즌에는 6위에 머물러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놓치고 말았다. 대신 전반기 6위였던 SK가 한 계단 상승해 가을야구를 맛봤다.
2016시즌 전반기가 종료됐을 때는 1위 두산이 승률 0.671을 기록했고, 2위 NC에는 4.5경기 앞서는 다소 여유 있는 상황이었다. 3위 넥센, 4위 SK(0.506), 5위에는 롯데(0.476)가 위치했다. 6위 KIA는 5위 롯데와 승차가 1경기에 불과해 후반기를 노려볼 만한 성적으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LG는 5위 롯데에 3.5경기 뒤진 8위였다. 그러나 전체 성적은 두산-NC-넥센-LG-KIA-SK-한화-롯데-삼성-kt 순으로 끝났다. 전반기 기세가 좋았던 롯데는 8위까지 추락했고, 대신 LG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 시즌에도 중위권 싸움은 결국 전반기 성적 영향을 덜 받았다고 볼 수 있다.
KIA는 올 시즌 40, 50승을 모두 선점하면서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40·50승 선점 이뤄지는 전반기 성적-우승확률
한 시즌을 전·후반기 둘로 양분하지만 실제로 전반기가 끝나는 시점은 정규시즌의 반을 초과 소화한 시점이다. 이 때문에 최상위 팀의 윤곽은 전반기에도 대개 드러나 있다.
전반기를 1위 팀은 그 시점에서 이미 40승을 넘어선 성적을 나타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매년 10승부터 10승 단위로 20승, 30승의 적은 승수부터 70승까지 선점 팀을 따로 기록하고 정리한다. 80승부터는 선점이 아닌 달성으로 표현이 바뀐다. 이 중 의미가 뚜렷하게 커지는 건 40~50승 선점 구간이다.
1982~1988 전후기리그와 1999~2000 양대리그를 제외하고 2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60.7%(28차례 중 1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46.4%(28차례 중 13차례)이고 30승 선점 팀은 정규시즌 우승 53.6%(28차례 중 1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50.0%(28차례 중 14차례)로 들쑥날쑥, 다소 ‘과도기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는 40승 선점부터 50승 선점 기록까지 향하면서 안정세를 나타낸다.
40승 선점 팀은 정규시즌 우승 확률이 66.7%(27차례 중 18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51.9%(27차례 중 14차례)에 이른다. 50승을 선점한 경우 정규시즌 우승은 73.1%(26차례 중 1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61.5%(26차례 중 16차례)까지 뛴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60승 선점의 경우 61.5%로 정체를 보이고, 70승을 선점하더라도 63.0%(27차례 중 17차례)로 크게 뛰지 않는다.
40승에서 50승을 넘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시기가 전반기를 마감하는 시점과 맞물려있는 것이다. 전반기 기준 2012시즌 1위 삼성이 45승, 2013시즌 1위 삼성이 43승, 2014시즌 1위 삼성이 49승, 2015시즌 1위 삼성이 49승, 2016시즌 1위 두산이 이미 55승을 거두고 전반기를 마감했다. 올 시즌 1위 KIA 역시 81경기서 이미 53승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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