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상호연계된 세계 구축(Shaping an Interconnected World)'을 주제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다자 외교무대에 처음 나섰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열흘 동안 미국 워싱턴DC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독일에서 한독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G20 정상 외교에 돌입해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고 북한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요청한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첫째날 환영행사에 이어 △테러리즘을 의제로하는 비공개 리트리트 세션 △글로벌 성장과 무역부문을 논의하는 제 1세션과 업무오찬 △지속가능개발과 기후변화 에너지 분야 의견을 교환하는 제 2세션에 참석한다.
리트리트 세션은 배석자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비공식 회의이다. G20 정상들은 폭력적 극단주의와 테러 대응을 위해 국제공조 필요성, 테러자금 차단을 위한 노력, 테러 집단의 ICT (정보통신기술) 악용방지 노력 등을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를 세계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G20의 강력한 대응의지를 천명하자고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공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 미사일 심각성을 고려해 G20정상회의 회원국의 공동결의를 담아내기 위한 의장국으로서 관심을 보여달라"고 요청했고, 메르켈 총리는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을 의장국 성명에 기술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답했다.
오찬과 함께 진행되는 제 1세션에서 G20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 성장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거시경제 정책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또 자유무역 촉진과 포용적 성장 달성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여기에서 문 대통령은 선도발언을 통해 글로벌 성장지속과 자유무역 증진을 위한 G20정상들의 노력을 지지할 예정이다. 또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대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줘서 그 혜택이 가계에 흘러가는 낙수효과에 기대는 기존 경제관행에서 탈피하고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사람중심 경제'로 대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순서를 바꿔서 사람에게 투자해서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겠다는 뜻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일자리 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을 담은 문재인노믹스를 설명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자유무역주의 질서 확대노력을 지지한다. 자유무역의 혜택에 대해서는 보다 공평한 분배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강조한다.
2세션에서 G20정상들은 '2030 지속가능 개발' 의제에 대한 G20의 모범적인 이행,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속적인 공조기반 구축,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 전환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문 대통령은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로의 친환경적인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공유한다.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에 지원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충실한 이행의지도 밝힐 예정이다.
회의를 마치고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에서 클래식음악콘서트를 관람한다. 이어지는 정상만찬을 통해 G20정상들과 돈독한 친분을 쌓는 기회를 갖는다.
다음 날인 8일 문 대통령은 △보건, 이민, 아프리카 파트너십을 다루는 제 3세션, △업무오찬을 겸하면서 디지털화, 고용, 여성 역량증진 등을 논의하는 제 4세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틀 간의 빡빡한 G20정상회의 일정을 전후로 해서 한베트남 정상회담, 한인도 정상회담, 한프랑스 정상회담, 한호주 정상회담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G20정상회의는 글로벌 경제협력을 위한 최상위 협의체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출범한 이후 2010년(서울 개최)을 포함해 총 11차례 개최됐다. G20정상회의는 2008년~2013년 재정, 통화, 거시경제정책 공조와 국제금융체제 개혁을 주로 다뤘지만 2014년 이후에는 구조개혁과 기후변화, 무역, 반부패 등 광범위한 글로벌 경제이슈를 협의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나, 아탈리아 등 G7(주요 7개국)을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뿐만 아니라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EU 등 20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회원국은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 전세계 GDP의 86%를 각각 차지한다. 아울러 G20정상회의에는 의장국이 초청한 5~7개 비회원국, 유엔과 IMF등 국제기구도 참여한다.
[함부르크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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