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간판 대형주펀드 `네비게이터`의 변신
입력 2017-07-06 17:38  | 수정 2017-07-07 16:21
국내 대표 대형주 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가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펀드매니저 교체 이후 일어난 움직임인 만큼, 일각에선 네비게이터 펀드의 스타일 변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올해로 출시 12년 차에 접어든 이 펀드는 박현준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본부장이 지난 10년간 장기 운용해 왔던 국내 대표급 장수 펀드다. 지난달 그가 사임한 이후 민상균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사진)이 새 선장을 맡게 됐다. 민 팀장은 2014년부터 박 전 본부장과 함께 네비게이터 펀드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집계 기준 네비게이터 펀드(A클래스 기준)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4.0%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과 5년 성과는 각각 30.6%, 41.6%였다. 2005년 설정 후 수익률은 170.5%에 달했다. 다만 이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2.4%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인 코스피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대형주 강세가 지속됐던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이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0%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민 팀장은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고,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찾는다는 투자원칙은 앞으로도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겠지만,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 장세 확대가 이뤄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대형주 투자만을 고집할 순 없다"고 밝혔다.
네비게이터 펀드가 주로 대형주에 투자해 온 성장형 펀드지만, 올해 시장 상황을 반영할 때 대형주는 물론 개별 종목 단위로 중소형주까지 투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네비게이터 펀드가 대형주 장세와 맞물려 수익률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성과를 더욱 개선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반영돼 있다. 6월 말 현재 네비게이터 펀드에는 4월 말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주요 유통주 등을 포함한 중소형주가 신규 편입됐거나 비중이 확대됐다. 물론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올 4월 말 기준 삼성전자(18.86%) 신세계(9.59%) 신한지주(6.37%) GS(6.13%) 네이버(6.04%) 현대자동차(5.70%) 등이다.
민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대호황기를 맞은 이때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30개 내외로 압축했던 종목도 45개까지 늘렸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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