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장애인 화장실에 면세품 보관한 신세계면세점
입력 2017-07-06 13:52  | 수정 2017-07-06 16:59
[사진 출처 = 온라인커뮤니티]

신세계면세점이 면세물품을 공항 면세품 인도장 근처 남자 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에 방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면세업계와 커뮤니티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4층 서편 인도장 인근 남자 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 일부 칸이 신세계면세점 면세품으로 발디딜 곳 없이 가득 찼다. 이 상품은 모두 외국인 방문객과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 등 소비자에게 전달될 물품이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관련 글을 올린 작성자는 "이날 오전 7시께 남자 화장실을 찾았는데 화장실이 면세점 물품 창고가 돼 있었고,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가득찬 물품 때문에 들어갈수도 없었다"면서 "세계공항 서비스 1위라는 인천공항이 대기업 면세점 창고로 둔갑했다"고 지적했다.
인도장은 시내면세점 등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소비자가 공항에서 최종 수령하는 장소다. 외국인의 경우 토산품을 제외한 면세품을 공항 인도장에서 수령하며, 내국인은 전 면세품을 공항 인도장에서만 받는다. 소비자가 시내면세점에서 보세상품을 결제하면 면세점은 자사 물류창고에 보관하던 상품을 관세청 신고 뒤 인천국제공항 통합물류창고로 보내고, 소비자의 출국 날짜에 맞춰 다시 인도장에 도착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수령하기 전까지 면세품은 인도장 뒤쪽 보세창고(백공간)에서 보관한다. 일부 명품 브랜드 상품은 관세청 신고 뒤 통합물류창고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보세창고로 향하기도 한다. 인도장에 있는 모든 물품은 세금이 붙지 않은 보세상품인 만큼 엄격하게 관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도장 인근 화장실은 면세봉투 등 쓰레기가 많아 청소용역업체가 수시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번 건은 면세품이다 보니 용역업체도 어떻게 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확인과 조처도 늦었다"면서 "해당 화장실은 성수기라 보세상품이 많고, 남자화장실 이용객이 많지 않아 면세점협회 요청으로 며칠 전부터 임시로 일부 업체가 면세품을 보관해왔다. 지금은 면세품을 전부 치운 상태로 화장실을 재개방한 뒤 정식으로 작업일자를 잡아 완전폐쇄를 하거나 물품보관소 등을 증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화장실이 폐쇄될 경우 남성이나 장애인 화장실 이용객은 반대편의 공항 끝쪽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측은 "해당 남자 화장실 이용객이 적어도 이렇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있고 이용객에게 오해와 불편을 드린 만큼 앞으로는 이같은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면세점이 화장실을 보세창고로 사용하게 된 데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보관장소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물류창고 위탁운영을 맡은 면세점협회가 인도장 보세창고를 시장점유율(MS)에 따라 나누다보니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에 비해 규모가 작은 신세계면세점이 이같은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보세물품을 화장실에 보관하고, 일반인이 아무런 제재없이 이곳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자사 직원들이 보따리상과 명품시계 등 고가의 면세품 수억원어치를 밀수한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보세창고가 부족해 공항 측 허락 하에 일시적으로 보관한 것"이라며 "공항공사와 협의해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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