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亞 외환위기 20년…인니·태국 주식보다 한국 여전히 저평가
입력 2017-07-04 17:49 
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당시 외환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각국에 비해 한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를 강타했던 외환위기는 1997년 7월 2일 태국 정부가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를 택하면서 시작됐다. 바트화는 일주일 새 60% 이상 폭락하면서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로 이어졌고 태국 위기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거쳐 한국까지 전염됐다.
당시 770선에서 움직이던 코스피는 국제통화기구(IMF)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200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7년 7월 현재 2400을 넘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코스피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4일 증권정보사이트인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MSCI코리아지수의 '장기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이지만 현재 9.5배에 거래되고 있다. 즉 지난 3일 기준 MSCI코리아지수는 과거 대비 약 2.4%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장기 평균 PER란 MSCI코리아지수의 지수 산정 기준일인 1994년 5월 31일 이후 현재까지 지수 PER를 평균한 수치로 장기적으로 지수가 얼마나 고평가 혹은 저평가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의 진앙지였던 태국(MSCI지수 기준)은 현재 PER 14.2배에 거래되고 있어 장기 평균(11.2배) 대비 26.9%나 고평가된 상태다. 인도네시아도 장기 평균 PER는 11.4배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현재 지수 수준이 16.3배로 42.7%나 고평가돼 있다. 현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가 13.1배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만 유독 한 자릿수 PER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21.0%) 필리핀(20.8%) 등도 과거 평균 대비 두 자릿수 웃돈을 받고 거래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막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난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한국 지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장 큰 원인은 주가 상승에 비해 실적 전망치가 더 빠르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한 주간 아시아에서 실적 전망치가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곳은 한국(1.6%)이었다. 대만(-0.3%) 인도네시아(-0.7%)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는 3분기가 시작되면서 이미 실적 전망치 하향 수정에 접어든 상태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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