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주열 경제동향간담회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 기조…유동성 축소 부작용 대비해야"
입력 2017-07-04 15:4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어 신흥국 경제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주재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금융위기 이후 10년에 걸쳐 초저금리와 대규모 양적 완화로 이어진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에 나선 데 이어 최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신흥국 입장에서 확실한 대비태세가 필요하다"며 "한은도 앞으로 주요국의 통화정책 추이, 글로벌 자금이동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개연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신흥국의 외환보유액 증가 등 대외건전성 제고와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과 같은 금융불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장이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될 경우 감내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ECB(유럽중앙은행) 연례포럼 분위기를 설명하며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ECB 포럼 참석자들은 기업들의 투자 부진 이유로 높은 경제·정치적 불확실성과 좀비기업 정리 등 기업구조조정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투자에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이재흥 한국고용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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