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나스(NARS)가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쓴소리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크루얼티프리(cruelty free, 동물실험을 하지않는) 브랜드'로 알려진 나스가 최근 중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화장품 동물실험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4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나스는 지난달 27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중국에서 나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면서 "중국을 포함해 우리가 운영하는 시장의 현지법(동물실험 의무 화장품법)을 준수해야만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나스는 프랑스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랑수아 나스가 1994년 뉴욕에서 설립한 색조 브랜드로 지난 2000년에 시세이도 코스메틱 계열사로 편입됐다. 브랜드 철학에 따라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관련 제품조사 의뢰도 하지 않아 이른바 '착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색조 브랜드의 경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드는 점에서 브랜드 호감도가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최근 자사 동물실험 정책을 수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제 나스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정에는 1만4000여개의 반대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면서 비판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일부 동물단체협회는 '크루얼티프리 브랜드' 명단에서 나스의 이름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스가 전세계 소비자 비난 여론에도 중국 진출을 강행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화장품시장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 시장 점유율을 매년 감소하는 반면 중국 시장은 10~13%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화장품 회사들이 반드시 선점해야할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중국 화장품법에 따라 현지에서 화장품 위생 행정 허가를 받으려면 완제품과 새로운 원료에 대해 동물실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결국 동물실험을 하지 않겠다던 브랜드 철학에 중국 시장이라는 예외를 둔 셈이다.
나스는 "동물실험은 전세계적으로 제거돼야 한다. 제품과 재료의 안전성을 비동물적인 방법으로 입증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면서도 소비자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법으로 규정하여 요구하는 경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있어) 해당 국가 법을 준수할 수 밖에 없다"며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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