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그룹이 베트남 남딘 화력발전소 최종허가서를 받았다. 첫 사업권을 확보한 2009년 이후 8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1994년 신발공장 건립으로 베트남 진출 1세대 성공신화를 쓴 태광실업은 이번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로 현지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베트남 국민기업'으로 한발짝 다가서겠다는 각오다.
태광실업그룹 발전부문 계열사인 태광파워홀딩스는 3일 베트남 남딘 화력발전소 설립을 위한 최종 인허가 단계인 투자허가서(IRC)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태광파워홀딩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베트남 남딘성에서 수여식을 열고 베트남 정부가 발급한 1200MW급 발전소 건립에 대한 투자허가서를 받았다. 이날 박연차 회장은 "태광실업그룹이 지금까지 신발사업을 통해 베트남 제조업 발전에 기여했다면 이제는 값싸고 품질 좋은 전력 생산을 통해 베트남 발전에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남딘 발전사업은 남딘성 하이닌 하이차우면에 2022년까지 총 사업비 23억 달러(약 2조6천억원)를 들여 1200MW급 석탄화력 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투자허가서란 사업 제반사항과 주요 계약에 대한 합의가 완료된 후 베트남 기획투자부가 발급하는 최종 인허가를 말한다. 태광파워홀딩스는 2009년 3월 처음 사업권을 확보한 이후 만 8년이 걸려서야 온전한 결실을 맺게 된 셈이다.
태광파워홀딩스가 발주처로 포스코건설(발전소 건설), 두산중공업(주요 기자재 납품), 한국남부발전(발전소 공동운영),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금융) 등 한국 기업이 사업 전반을 주도한다. 준공 이후 25년간 생산전력 전량을 베트남 정부에 판매하며 이후 베트남 정부에 다시 양도하게 된다.
이번 행사에는 박 회장과 김상록 사장 등 태광실업그룹 관계자들과 공동 사업자인 사우디 아크와파워(ACWA Power)의 페디 파드매너탄 사장, 응우웬 찌 쭝 베트남 투자기획부 장관 등 베트남 정부 주요인사들이 참석했다. 포스코건설,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한국남부발전 등 국내기업 임직원 등도 자리를 빛냈다. 태광파워홀딩스는 올해 말까지 자금 조달을 마무리한 뒤 내년에 착공한다. 2022년 준공이 목표다.
이로써 박 회장의 꿈인 '베트남 국민기업'으로의 꿈도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태광실업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1994년 베트남에 진출해 성공 신화를 썼다. 1994년 OEM 공장 태광비나를 시작으로 2009년 2공장(베트남목바이)을 건립해 현재 하루 16만켤레의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이후 계속해서 투자를 늘려간 박 회장은 대규모 투자한 공을 인정받아 베트남 친선훈장(2003년)과 베트남 노동훈장(2014년)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발전사업·클러스터 조성· 화학비료공장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지난달 태광실업은 베트남 남부 떠이닌성 목바이 경제특구에 염색공장을 중심으로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계획을 밝혔다. 산업공단은 공단 용지 108만㎡(약 33만평)와 상업 용지 24만㎡(약 7만평) 에 하루 3000t을 공급할 수 있는 상수도시설, 초고속 인터넷망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 업종간 시너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운송사업 분야에서 베트남 1위 물류기업 제마뎁 인수를 추진 중이다. 1990년부터 물류, 항만, 부동산개발사업 분야를 개척한 제마뎁을 인수할 경우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을 잇는 종합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월께 베트남 호찌민에 건설 중인 복합비료공장도 완공된다. 이 공장이 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베트남 현지시장의 9%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그룹과 베트남이 함께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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