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올 시즌 종료 후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들의 소속팀들이 리그를 요동치게 할 수 있을까. 이는 팀 운명은 물론 사령탑 미래까지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지만 혹은 미풍에 그칠 수도 있다. 시즌의 반환점을 돈 현 시점서 결과가 사뭇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태풍의 눈 엘롯기
흔히 ‘엘롯기로 통칭돼 불리는 전통의 KBO리그 인기 구단 LG-롯데-KIA는 공교롭게 시즌 후 동시에 변화 혹은 안정이라는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당연하게도 성적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색깔 있고 또 철학이 담긴 야구를 펼치고 있는지 여부도 지도자와 팀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KIA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화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정상권에서 내려온 뒤 한풀 꺾였던 팀 기세는 2015시즌 김기태 감독 선임과 동시에 체계적인 단계를 밟아가는 중이다. 몇 해 전 허영택 KIA 단장이 공언한대로 2015시즌 리빌딩 시작, 2016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2017시즌 대권도전이라는 마스터플랜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2015시즌 아쉬운 7위에 머물렀던 KIA는 지난 시즌 5위, 그리고 올 시즌은 4월 중순이후부터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지 않다. 투타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기에 나오는 저력. KIA는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착실히 전력강화를 준비했는데 비시즌 때 최형우 등 대형 FA를 영입했으며 버나디나처럼 팀 약점을 채워줄 외인을 찾아왔던 것들이 그 예다.
여기에 김기태(49) 감독의 ‘형님리더십도 잘 버무려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편안하고 탈권위적 방식으로 접근하면서도 동시에 야구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는 등 매서운 카리스마도 함께 보여준다. 긴 말보다 행동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리더십 특징. 외적으로도 부임 후 적극적으로 신인선수 영입과 군대보내기 전략 등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 안목의 접근을 해왔다. 2년여가 흐른 현재 일정한 수확을 얻었다는 평가를 들으며 향후 전망도 밝게 했다. 다만 대권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반대급부로 부담도 늘어났다. 지난해까지도 도전자 입장이었는데 한 순간에 수성하는 입장이 된 것은 앞으로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올 듯하다.
리빌딩은 2016시즌 LG에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일찌감치 양 감독이 천명한 이 같은 움직임은 채은성, 유강남, 김지용, 임정우 등 잠재력 이상의 능력을 보여줄 즉시 전력감 기대주를 찾게 만들었다. 팀 색깔 자체가 달라진 것인데 LG의 2016시즌은 그만큼 변화와 격동의 시간의 연속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지며 때때로 널뛰기 같은 낙폭과 함께 우여곡절은 겪었지만 끝내 리그 4위,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가시적인 성적까지 잡는 쾌거를 이뤘다. 현대야구에 발맞춰 마운드가 굳건한 야구도 이뤄졌다. 멈추지 않고 2017시즌 2단계 리빌딩을 선언한 양 감독은 현재도 원석들을 다듬는 과정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역시 LG는 상위권과 중위권을 오고가는 등 기세와 분위기가 하루가 멀게 달라진다. 우승에 목마른 팬들에게는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팀 체질개선과 상위권 팀 이미지 구축이라는 성과는 눈에 띈다. 양 감독은 물론 송구홍 LG 단장까지 향후 꾸준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단단한 팀을 꾸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다만 이를 위해서는 리빌딩을 넘어 리그를 선도할 수 있는 더 강한 임팩트가 필요하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올 시즌 와신상담한 조 감독은 해외무대에서 복귀한 주포 이대호와 함께 달라진 롯데의 모습을 예고했다. 초반 모든 부분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사직구장과 부산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불안한 마운드와 외인농사 실패, 선수들의 줄 부상이 더해지며 동력을 상실해 중하위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2년차 조 감독의 리더십도 의문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6월초까지 최악의 시기를 겪었던 롯데. 회의적인 전망이 줄을 이어가던 최근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모양새다. 어려운 상대들을 제압해나가며 상위권과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호쾌한 야구 등 시즌 초반 모습도 다시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 감독도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결국 이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할 전망이다.
▲한 시즌 동안이 시험인 한화
한화 역시 김성근 전 감독의 계약기간이 이번 시즌 후 만료되기에 일찌감치 관심의 대상이 됐다. 다만 시즌 중인 지난 5월24일 구단과 김 전 감독의 깊어진 내홍 속 갑작스런 결별이 이뤄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시즌 중반 조기 사령탑 선임 밑그림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실제로도 몇몇 후보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대행을 맡은 이상군(56) 감독대행이 정도에 맞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팀 체질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자 안정적 시즌 운용을 원하던 구단은 올 시즌 동안 이 감독대행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을 택했다. 탄력 받은 이 감독대행은 적극적으로 2군에서 유망주들을 등용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최근 한화는 이전과 달리 젊음과 생기 있는 팀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독대행은 취임일성으로 ‘진돗개야구를 펼치겠다고 말하며 일찌감치 자신의 야구색깔을 만드는 노련함까지 드러냈다. 물론 대행신분이기에 여전히 가장 불안정하며 향후를 내다보기 쉽지 않지만 최근 의미 있는 성적과 경기내용을 선보이며 충분히 차기 감독 후보로서 존재감은 높이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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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엘롯기
흔히 ‘엘롯기로 통칭돼 불리는 전통의 KBO리그 인기 구단 LG-롯데-KIA는 공교롭게 시즌 후 동시에 변화 혹은 안정이라는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당연하게도 성적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색깔 있고 또 철학이 담긴 야구를 펼치고 있는지 여부도 지도자와 팀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KIA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화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정상권에서 내려온 뒤 한풀 꺾였던 팀 기세는 2015시즌 김기태 감독 선임과 동시에 체계적인 단계를 밟아가는 중이다. 몇 해 전 허영택 KIA 단장이 공언한대로 2015시즌 리빌딩 시작, 2016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2017시즌 대권도전이라는 마스터플랜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2015시즌 아쉬운 7위에 머물렀던 KIA는 지난 시즌 5위, 그리고 올 시즌은 4월 중순이후부터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지 않다. 투타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기에 나오는 저력. KIA는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착실히 전력강화를 준비했는데 비시즌 때 최형우 등 대형 FA를 영입했으며 버나디나처럼 팀 약점을 채워줄 외인을 찾아왔던 것들이 그 예다.
여기에 김기태(49) 감독의 ‘형님리더십도 잘 버무려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편안하고 탈권위적 방식으로 접근하면서도 동시에 야구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는 등 매서운 카리스마도 함께 보여준다. 긴 말보다 행동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리더십 특징. 외적으로도 부임 후 적극적으로 신인선수 영입과 군대보내기 전략 등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 안목의 접근을 해왔다. 2년여가 흐른 현재 일정한 수확을 얻었다는 평가를 들으며 향후 전망도 밝게 했다. 다만 대권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반대급부로 부담도 늘어났다. 지난해까지도 도전자 입장이었는데 한 순간에 수성하는 입장이 된 것은 앞으로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올 듯하다.
(왼쪽부터 김기태 KIA 감독-양상문 LG 감독-조원우 롯데 감독) KIA와 LG, 롯데를 이끄는 사령탑들 모두 올해 중요한 기회이자 고비인 시즌을 겪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양상문(57) 감독은 2014시즌 초중반 LG를 맡은 뒤 기적 같은 가을야구 진출을 일궈냈다. 모두가 예상하기 힘들었던 미라클 리더십을 선보였는데 그 직후인 2015시즌에는 하위권으로 추락을 경험하기도 하며 냉온탕을 오갔다. 그러자 20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확실히 색깔 가득한 야구를 펼치고 있는데 팀 체질개선을 뜻하는 리빌딩이 바로 그 것이다. 중심에는 양 감독이 존재했다.리빌딩은 2016시즌 LG에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일찌감치 양 감독이 천명한 이 같은 움직임은 채은성, 유강남, 김지용, 임정우 등 잠재력 이상의 능력을 보여줄 즉시 전력감 기대주를 찾게 만들었다. 팀 색깔 자체가 달라진 것인데 LG의 2016시즌은 그만큼 변화와 격동의 시간의 연속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지며 때때로 널뛰기 같은 낙폭과 함께 우여곡절은 겪었지만 끝내 리그 4위,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가시적인 성적까지 잡는 쾌거를 이뤘다. 현대야구에 발맞춰 마운드가 굳건한 야구도 이뤄졌다. 멈추지 않고 2017시즌 2단계 리빌딩을 선언한 양 감독은 현재도 원석들을 다듬는 과정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역시 LG는 상위권과 중위권을 오고가는 등 기세와 분위기가 하루가 멀게 달라진다. 우승에 목마른 팬들에게는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팀 체질개선과 상위권 팀 이미지 구축이라는 성과는 눈에 띈다. 양 감독은 물론 송구홍 LG 단장까지 향후 꾸준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단단한 팀을 꾸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다만 이를 위해서는 리빌딩을 넘어 리그를 선도할 수 있는 더 강한 임팩트가 필요하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한화 이상군(사진) 감독대행은 우여곡절 끝 올 시즌까지 힘이 실렸다. 자연스럽게 향후 정식사령탑 후보에도 오르게 된다. 사진=MK스포츠 DB
지난 시즌이 감독으로서 첫 시즌이었던 조원우(47) 롯데 감독은 힘겹고 쉽지 않은 한 시즌을 보냈다. 계획했던 야구가 잘 되지 않았고 롯데는 하위권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구도라 불렸지만 텅 비어가는 부산 사직구장 모습도 피하지 못했다. 집중과 승부수라는 감독에게 필수적 덕목 측면에서 초보감독 티를 낸 적도 많았다.올 시즌 와신상담한 조 감독은 해외무대에서 복귀한 주포 이대호와 함께 달라진 롯데의 모습을 예고했다. 초반 모든 부분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사직구장과 부산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불안한 마운드와 외인농사 실패, 선수들의 줄 부상이 더해지며 동력을 상실해 중하위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2년차 조 감독의 리더십도 의문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6월초까지 최악의 시기를 겪었던 롯데. 회의적인 전망이 줄을 이어가던 최근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모양새다. 어려운 상대들을 제압해나가며 상위권과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호쾌한 야구 등 시즌 초반 모습도 다시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 감독도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결국 이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할 전망이다.
▲한 시즌 동안이 시험인 한화
한화 역시 김성근 전 감독의 계약기간이 이번 시즌 후 만료되기에 일찌감치 관심의 대상이 됐다. 다만 시즌 중인 지난 5월24일 구단과 김 전 감독의 깊어진 내홍 속 갑작스런 결별이 이뤄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시즌 중반 조기 사령탑 선임 밑그림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실제로도 몇몇 후보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대행을 맡은 이상군(56) 감독대행이 정도에 맞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팀 체질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자 안정적 시즌 운용을 원하던 구단은 올 시즌 동안 이 감독대행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을 택했다. 탄력 받은 이 감독대행은 적극적으로 2군에서 유망주들을 등용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최근 한화는 이전과 달리 젊음과 생기 있는 팀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독대행은 취임일성으로 ‘진돗개야구를 펼치겠다고 말하며 일찌감치 자신의 야구색깔을 만드는 노련함까지 드러냈다. 물론 대행신분이기에 여전히 가장 불안정하며 향후를 내다보기 쉽지 않지만 최근 의미 있는 성적과 경기내용을 선보이며 충분히 차기 감독 후보로서 존재감은 높이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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