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부부동반 만찬 주메뉴는 `화합의 비빔밥`
입력 2017-06-30 14:35  | 수정 2017-06-30 14: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백악관 스테이트다이닝룸(State Dining Room)으로 초청해 부부동반 만찬을 진행하면서 대접한 메인 메뉴는 한국 전통음식인 비빔밥이다. 허브를 가미한 캐롤라이나산 황금미로 조리됐다. 서울과 워싱턴DC의 13시간 시차에도 불구하고 3박5일의 빡빡한 방미 일정을 소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배려한 것이다.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는 동반자관계임을 대내외적으로 재확인한다는 의미도 있다. 비빔밥은 각종 음식재료를 섞어서 먹는 것이기에 화합과 협력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19일 국회 5당 원내대표들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회동에서도 비빔밥을 제공한 적이 있다.
메뉴판에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기념하여'라고 쓰여졌다. 또 단호박 맑은 스프, 제철 채소로 만든 케넬(프랑스식 찐요리), 겨자를 발라 구운 생선요리인 도버 솔도 제공됐다. 후식은 복숭아와 라스베리로 만든 테린, 바닐라와 계피향 쇼트크러스트 및 복숭아 소르베 등이다.
식사 도중에 두차례 와인이 곁들여졌다. 첫번째 와인은 캘리포니아 소노마산 백포도주 2015, 두번째는 캘리포니아 '하트포드 코트 파 코스트 피노누아'(Hartford Court Far Coast Pinot Noir) 적포도주 2013 이다.
화이트 와인은 쇼비뇽 블랑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졌다. 쇼비뇽 블랑 와인은 허브향을 기초로 과일향이 은은하게 나 상쾌한 느낌을 선사하는 게 특징이다. 만찬에 오른 화이트 와인의 정확한 브랜드 명칭은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레드와인은 하트포드 패밀리 와이너리의 최고급 싱글빈야드 와인 중 하나다. '와인의 여왕'이라 불리는 피노누아 품종이 쓰여 섬세하고 고급스런 맛을 낸다. 1년에 1만 2000병 미만으로 소량 생산되는 '컬트와인'이기도 하다. 하트포드 와이너리의 컬트 와인들은 로버트 파커의 와인 에드버킷 평가에서 꾸준히 95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는 "하트포드 패밀리의 컬트와인은 소량 생산되는 귀한 와인으로 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며 "미국이 숨겨진 보석 같은 와인을 (문 대통령에게) 대접한 셈"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만찬 자리를 일렬로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바로 옆자리에 앉았기에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할 수 있었다. 만찬 식탁에는 자리마다 각양각색의 생화를 올려놓아 아름다움과 품격을 더했다.
이날 만찬 참석자는 한국 10명, 미국 측 역시 10명이다. 문 대통령 내외 이외에 한국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영 주미한국대사 내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이욱헌 의전장,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 조구래 외교부 북미국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맥 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자문관, 개리 콘 국가경제회의 의장, 디나 파월 국가안보 부보좌관, 매튜 포틴저 NSC 선임보좌관, 엘리슨 후커 NSC 한국담당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워싱턴 = 강계만 기자 / 서울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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