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부채가 올 1분기에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면서 과도한 빚 부담이 글로벌 경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부채가 늘어 경계감이 커졌다.
28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전 세계 부채가 217조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오히려 낮아졌지만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 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약 9000억달러) 늘어난 23조6000억달러로 추정됐다. 신흥시장의 부채 증가는 브라질과 인도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부채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중국 GDP 대비 부채비율은 300%를 돌파했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중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인 45%에 달해 신흥시장 평균치(35%)를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가계 부문의 차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가계부채의 취약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IIF는 일부 국가와 업종이 부채를 과다하게 짊어지면서 장기적 성장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말까지 1조9000억달러를 넘는 신흥시장 채권과 신디케이트론이 만기를 맞게 돼 있으며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약 15%는 미 달러화로 상환돼야 하는 물량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인상이 강달러를 촉발할 경우 신흥국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선임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부채비율이 높다는건 채무위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아시아와 다른 신흥시장에서 부채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이들 국가의 구조개혁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가 또다른 금융위기 직전에 있는건 아니지만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리스크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CNBC는 신흥국들의 이같은 부채 부담을 감안할 때 "현 세대에서 또 다른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27일(현지시간) 발언은 의문스럽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한층 견고해졌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지만 동의하기 힘들다는게 CNBC의 지적이다.
반면 IIF는 신흥국과 달리 선진국들의 부채 수준은 둔화되고 있으며 유로존의 민간부채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