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세업자 쫓아내는 지하상가…리모델링 비용 전가?
입력 2017-06-29 09:49  | 수정 2017-06-29 13:12
【 앵커멘트 】
지하철 역사안에 있는 상가들, 오다가다 많이들 이용하시죠?
대형 유통몰은 아니지만 유동인구가 고정적으로 있다보니 상인들에겐 영업하기 꽤 괜찮은 입지입니다.
그런데 요즘 영세상인들은 이런 지하철 상가에서조차 밀려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지하철 천호역 지하상가.

어찌된 일인지 가게 대부분의 셔터문이 굳게 닫혀 있고 방치된 상가는 삭막감마저 감돕니다.

상가가 텅 비어있는 건 관리 주체인 지하철공사가 지난 2년여 동안 새로운 점포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그러던 중 지난 4월, 이곳에 있는 점포 20여 곳을 한 개 업체가 운영하는 조건으로 입찰 공고가 났습니다."

자산 200억 원 이상의 법인만 입찰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선정된 사업자가 직영으로 점포를 운영하거나 다른 상인들에게 임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중간 사업자를 끼다보니 기존 소상인들은 임대료가 급등할까 입점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지하철 점포 상인
- "지금 (월 임대료가) 평균 600만 원인데, 1천만 원 이하 주면 못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이런 방식으로 바뀐 몇몇 다른 지하철 상가들도 높은 임대료 탓에 영세상인들은 장사를 접어야 했습니다.

▶ 인터뷰 : 지하철 점포 상인
- "한 달을 보고, 1년을 보면 (임대료 부담이) 어마어마하게 커요, 저희로서는."

서울 교통공사 측은 지하철 상가를 리모델링하는 조건을 달다보니, 규모가 큰 업체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박형훈 / 서울교통공사 상가팀장
- "(개인 사업자는) 현상유지 수준 정도밖에 안 되는데, 시민을 위한 쾌적하고 품격 높은 공간을 위해서…."

효율적 관리라는 명분 아래, 영세상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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