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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라시코, `폭투·병살타·실책`에 더 특별하다
입력 2017-06-29 06:05  | 수정 2017-06-29 09:18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열렸다. 양팀은 연장 12회 혈투끝에 9-9 무승부를 기록했다. 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엘롯라시코가 연이틀 혈투를 펼쳤다. 이번에는 승자와 패자 없는 무승부였다.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7 KBO리그 시즌 팀간 8차전은 12회말 연장 끝에 9-9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 시간이 5시간 5분으로 이틀 연속 연장 12회말에 5시간을 훌쩍 넘긴 경기가 이어졌다. 전날(27일)에는 5시간38분 동안 연장 12회말까지 경기를 펼쳤다. 27일 경기가 날짜가 바뀐 28일 0시9분에 끝날 정도의 접전이었다. 롯데가 11-10으로 극적인 12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올렸다. 양 팀은 이틀 연속 소모전을 펼쳤다.
안 그래도 LG와 롯데의 대결은 엘롯라시코라는 별칭 붙을 정도인 두 팀의 대결이다. 두 팀이 만나면 유독 엎치락뒤치락 경기 내용이 혼잡한 경우가 많다. 특히 경기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소가 일정하다. 바로 병살타, 실책, 폭투 등이 그렇다.
특히 실책은 이틀간 걸친 11시간 여의 혈투를 지배했다. 27일 경기가 끝내기 실책(LG 중견수 안익훈)으로 승부가 갈린 것은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 경기에서 LG가 실책 2개, 롯데가 실책 1개를 주고 받았다. 28일 경기에서도 실책 퍼레이드는 이어졌다. 첫 실책은 4회 롯데에게서 나왔다. 롯데는 4회초 강승호 타석에서 도루 저지를 시도하면서 포수 강민호가 던진 송구가 뒤로 빠졌다.
이어 경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던 6회, 실책이 무더기로 나왔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손주인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만들었는데, 문제는 좌익수 김문호의 수비에서 발생했다. 김문호의 송구가 너무 강했던 나머지 홈을 지나쳤고,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까지 태그업에 성공해 한 베이스 씩 진루했다. 후속타자 이형종 타석에서는 유격수 신본기의 실책이 나왔다. 송구가 빗나가며 이형종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고, 3루주자가 홈을 밟으며 추가실점을 내줬다. LG는 실책이 빌미가 돼 역전을 내주고 연장에 돌입해서도 고전했다.
두 팀의 대결에서 폭투의 비중도 상당하다. 롯데는 27일 경깅에서 폭투만 3차례를 범했고, 28일 경기에서는 롯데의 한 차례 폭투가 나왔다. 6회 3루주자를 불러들이는 박시영의 뼈아픈 실수였다.
특히 병살은 3연전 기간 내내 있었다. 28일 LG가 4차례 롯데가 1차례 병살타를 기록했고, 27일은 LG가 3차례 롯데가 1차례였다. 병살은 득점찬스를 한 번에 정리시키는 경우가 많다. 유독 LG 롯데의 경기가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게 병살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한 몫한다.
따지고 보면 병살을 비롯, 실책과 폭투 등은 경기 진행에 있어 부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엘롯라시코가 유독 뜨겁지만, 팬들의 조롱과 냉담한 반응에 직면한 큰 이유이기도 하다. 득점을 할 수 있는 찬스를 놓치고, 어이없게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다. 역시 엘롯라시코답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날도 사직구장의 마지막을 함께 한 관객 한 명은 무더운 여름 밤에 이렇게 외쳤다. "이걸 야구라고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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