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럽 거점활용…"24시간 잠들지않는 미래에셋"
입력 2017-06-28 17:33  | 수정 2017-06-28 19:35
박현주 회장
◆ 창립 20년 맞은 미래에셋 ③ ◆
# 서울 금융시장이 마무리된 오후 4시. 이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영국 런던의 외환중개인 A씨는 분주하다. 런던 현지시간은 아침 8시. 간밤에 있었던 아시아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이날 런던 금융시장을 움직일 변수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A씨가 점심을 마친 직후인 런던 현지 오후 1시는 세계 금융중심지 뉴욕 시간으로 아침 8시다. 런던의 오후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아침 8시 30분에 발표되는 경제지표 수치 결과와 이에 따른 뉴욕 금융시장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바삐 돌아간다.
미래에셋이 지난 27일 유럽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트레이딩센터를 연내에 건립할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미래에셋금융그룹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금융사'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브렉시트 이후 이웃나라 영국의 런던을 대신할 유럽 금융시장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는 더블린은 런던과 시간대가 동일하다. 더블린의 오전은 한국 등 아시아시장 장 마감 직후 유럽 금융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아울러 오후 시간대에는 뉴욕 금융시장까지 커버할 수 있다. 미래에셋은 서울 트레이딩센터와 더블린 트레이딩센터를 통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빈틈없이 살필 수 있는 '눈'을 지니게 되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12월 자본금 5억달러 규모로 더블린 글로벌 트레이딩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더블린 금융가에 적합한 건물을 물색 중이다.

더블린에 이어 박현주 회장이 공언한 바와 같이 글로벌 금융 심장부인 뉴욕에까지 트레이딩센터를 열 경우 물샐틈없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은 더블린 트레이딩센터 건립에 따라 더블린 지역 오피스 빌딩 구입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일제히 유럽 금융 허브를 기존 런던에서 더블린으로 이전하는 트렌드를 감안할 경우 오피스 빌딩 구입 이후 여유 공간 임대료 수익은 물론 향후 커다란 자본 차익도 기대된다.
미래에셋은 더블린 트레이딩센터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현지 투자은행(IB) 업무 확대를 꾀하는 한편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한 연금 등 고객 자산관리 효율성까지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IB 관계자는 "유럽 현지 트레이딩 및 IB 업무 확대가 이뤄질 경우 미래에셋이 현지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그만큼 올라가게 된다"며 "이 경우 좋은 투자 대상에 대한 우선권은 물론 투자 정보 습득도 훨씬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소위 '바기닝 파워(Bargaining Power)' 증대로 현지 성장 속도가 가속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유럽 현지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화를 통해 유럽 지역에서 그룹 주력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기업 인수나 지분 투자가 한층 쉬워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확대를 위한 유럽 ETF 운용사 M&A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유럽 ETF 시장 후발주자로서 그간 뒤처졌던 보폭을 보다 빨리 내딛기 위한 포석이다. 미래에셋은 이미 북미나 호주에서는 M&A를 통해 현지 ETF 시장에 진출했다.
향후 관건은 현지 인재 채용이다. 특별한 설비 투자 비용이 들지 않는 금융산업은 '사람'이 핵심 자본이다. 인재 수혈이 적재적소에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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