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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옥잡③]`옥자`의 흥행 여부는 어떻게 따질까?
입력 2017-06-28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29일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의 국내 성적표는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통상 흥행 여부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으로 확인한다. 관객 수와 매출액 등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옥자 상영을 거부했기 때문에 독립·예술·개인영화관 관객만 수치로 나타난다. 이를 놓고 흥행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즐길 이도 꽤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옥자 상영 이후 가입자 수 증가나 옥자를 얼마나 봤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넷플릭스 측은 "일반적으로 가입자 증감 숫자와 시청 숫자를 공개하지는 않는다"며 "흥행 여부는 일반적인 영진위 기록을 통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급 대행을 맡은 NEW 측도 "영화관을 찾은 관객만을 통해 옥자의 흥행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거대 규모의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넷플릭스와 함께 협업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플랫폼 변화라는 문제를 논의의 시작점에 NEW가 있었던 것이 금전적인 흥행을 떠나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옥자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고 멀티플렉스 상영 거부 논란 등 연일 대중의 관심을 받았으니 이 정도면 화제성이 최고치다. 또 이제 개봉이고, 반쪽 성적표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이 정도면 제작사 넷플릭스에는 흥행이라고 할 수 있다.
옥자가 촉발한 플랫폼 변화는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가까운 미래에 또 제기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문제 해결이 쉽진 않지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영화계가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하며 뒤로 물러났고, 넷플릭스도 발을 뺀 모양새지만 넷플릭스는 얻을 만큼 얻어냈다. 얼마나 더 많은 한국 가입자를 넷플릭스가 가져갈진 모르겠지만 일단 전략은 통했다. 한국 영화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미국 비디오 대여 1위 업체였던 블록버스터의 문을 닫게 한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됐고, 제작에 나선 건 5년도 채 되지 않았다. 발 빠른 넷플릭스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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