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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초인가족 2017`, 사표 낸 박혁권과 다독여준 박선영 `뭉클`
입력 2017-06-27 08:3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SBS 시트콤 '초인가족 2017'의 박혁권과 엄효섭이 남다른 '케미'를 선보였다.
26일 방송된 '초인가족 2017' 38회에서는 나란히 회사를 그만 두고 백수가 된 나천일(박혁권)과 최부장(엄효섭)이 모처럼 갖게 된 자유시간을 야무지게 보내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떨며 팥빙수를 나눠먹고 오락실에 있는 인형 뽑기를 하며 소소한 일탈을 즐기는 귀여운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특히 가정을 위해 쉼 없이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했던 두 사람이 신나게 놀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왠지 모를 짠함을 전하며 중년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회사에서부터 남달랐던 두 사람의 찰떡 호흡은 퇴사 이후에 더욱 빛을 발했다. 천일과 최부장은 만화방에서 신나게 만화책을 보는 것은 물론 노래방, 오락실 등을 다니며 마치 연인들의 데이트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자는 천일의 터무니 없는 제안도 흔쾌히 수락하는 최부장의 모습은 못 말리는 환상의 콤비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남편 나천일(박혁권)의 퇴사에 대해 아내 맹라연(박선영)은 그 의사를 존중, 평소와 변함없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특히 천일의 사직서에 라연이 몰래 써놓은 "나중에라도 이거 보시면, 우리 남편 수고했다고 한마디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메모는 남편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감동을 더했다.
일찌감치 천일의 양복 안주머니에서 사직서를 발견했고, 그래서 남편이 회사 일로 힘들어할 때마다 줄곧 마음이 쓰였던 라연. 때문에 천일이 회사를 그만둔 후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나 오늘부터 뭐 배우러 다니니까. 아침 먹고 설거지해놔. 늦어"라는 메모를 남긴 채 집을 비워주기도 했다.
"당신 왜 나한테 아무것도 안 물어봐?"라는 천일에게 "그동안 버틴 것도 장해"라고 위로한 라연. 심지어 "당신 15년 동안 쉬지도 못하고 돈 벌면서 사고 싶은 거 한 번 못하고, 쓰고 싶은 거 한 번도 제대로 못 썼잖아"라며 3백만 원을 내밀더니, 돈을 다 쓰기 전까지 앞으로 하고 싶은 걸 정해달라고 부탁했다. 매일 가계부를 작성하며 마이너스 통장에 울상 짓지만, 누구보다 울적한 천일을 위로해주고픈 라연의 깊은 마음씨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되겠다는 천일이 걱정스럽지만, 매일 한약을 데워주며 조용한 응원을 시작한 라연. 희망퇴직 대란에서 살아남고도 한 마디 상의 없이 회사를 그만둔 천일이 야속할 만도 하지만, 양복주머니 속 사직서 한 장에 그의 마음을 이해하며 배려한 라연의 퇴사한 남편 대처법에 훈훈한 미소가 지어진 이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평범한 가장의 고민과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천일과 최부장, 라연의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동시에 훈훈한 마음을 자아냈다.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초인가족 2017'에서 이들이 과연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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