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K·삼성·LG…방미 경제사절단 `투자 보따리` 구체화
입력 2017-06-26 17:26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기간 중 우리 기업들이 풀어낼 '선물 보따리'가 속속 구체화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 방미 기간중 SK그룹과 한양, 한국가스공사 등은 미국측과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SK그룹은 GE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및 플랜트 등에 관련 건설 사업 공동 진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28일(현지시간) '한미 비즈니스 서밋' 행사 전에 최태원 SK 회장과 존 라이스 GE 부회장이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발전소 및 플랜트 건설 및 운영 등이 노하우를 제공하고 GE에서는 건설에 필요한 자금과 관련 설비 공급을 담당하는 식이다.
현재 SK건설과 SK E&S 등이 LNG플랜트 및 발전소 건설 ·운영 사업을 하고 있다. 양측의 강점이 있는 분야를 결합하면 해외 시장에서 관련 건설 수주전에서 승산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공동으로 사업 진행을 한다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양측간 협의 진행 과정에서 현재 추진 중인 사업 등으로 협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SK건설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 레이크찰스호 인근에 연산 800만t 규모의 초대형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공사를 진행 중이다.
막판에 방미 경제인단에 합류한 이기승 한양 회장도 같은날 미국 셰일가스 개발 업체인 델핀과 LNG가스도입을 위한 주요요건 합의서(HOA)에 서명한다. HOA는 양해각서보다 한단계 구속력이 높은 것이다. 한양이 한전의 발전자회사 두곳과 함께 국내에 건설 추진 중인 LNG발전소에 필요한 연료 조달을 위한 것이다. LNG발전소의 경우 건설 이전에 연료 조달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한양은 델핀이 멕시코만에서 개발 중인 가스전에서 연간 최대 150만t을 향후 20년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델핀은 멕시코만 가스전 개발을 위한 투자자 등을 모집 중으로 이 과정에서 한국 투자를 유치하는 대신 한국 조선소 등에서 관련 설비를 주문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2020년께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반대로 델핀 측은 한양이 광양만에 추진 중인 LNG터미널에 대한 투자를 검토키로 했다. 이기승 회장이 막판에 방미 경제인단에 포함된 것은 델핀과의 계약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너지 공기업 중 유일하게 경제인단에 포함된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현지에서 북미지역 LNG가스전 개발 사업 참여 관련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가스공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빈 패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터미널에서 미국 에너지기업 셰니어 에너지와 미국산 셰일가스 한국 인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내달부터 20년 간 미국산 셰일가스 연간 280만t을 국내로 수입하게 된다. 미국산 셰일가스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스공사는 2012년 셰니어 에너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사빈 패스와 장기 LNG 매매 계약을 체결해 아시아 최초로 미국산 셰일가스 물량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가전공장 설립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북서쪽으로 241 ㎞ 지점에 있는 뉴베리를 가전공장 설립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베리에 위치한 트랙터 등을 생산하는 캐터필러사의 옛 공장 부지를 활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3억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해 세탁기 생산라인을 먼저 가동하고 냉장고,오븐 등 다른 가전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용인원은 500여명이 될 전망이다. 경제인단에 포함된 권오현 부회장과 별도로 가전부문을 총괄하는 윤부근 대표가 미국을 방문해 체결식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세탁기 공장 관련 본계약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지난 2월 테네시주와 공장 설립에 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LG전자는 본계약 체결 뒤 3분기내로 공장 착공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총 투자금액은 2억5000만달러(약 2840억원)다. LG전자는 또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에 3억달러를 투자해 북미 신사옥을 짓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3조5222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친환경차·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기존 생산시설의 신차 생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 투자금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방미 기간에 공장 설립 세부 계획을 밝힐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 1월 "향후 미국 산업수요 추이 등을 감안해 신 공장 건설 여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욱 기자 / 고재만 기자 / 김동은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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