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고교생, 한국 현대사 배운다
입력 2017-06-26 16:14 

미국 고등학생들이 6·25전쟁 이후 고속성장과 IT기술의 발전 등 한국 현대사를 배우게 됐다.
미국대학입시위원회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이르면 올해 가을학기부터 미국 고등학교 교과과정 중 상급 세계사 과정에 한국 현대사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WHDEF)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새로 반영되는 한국 현대사의 내용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의 고속성장 과정과 정부의 역할, 초고속 발전을 이룬 한국 IT기술의 역사 두 가지다.
대학입시위원회는 6000여개 미국 대학과 여타 교육기관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비영리 교육단체로 대입수학능력시험(SAT) 출제와 시행,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과 과정 수립과 교육자료를 제작하는 기구다.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은 이와 관련해 미국 최대 교원연합체이면서 역사교육 커리큘럼 표준을 제정하는 미국 사회과학분야 교원협의회(NCSS)와 함께 교육자료 제작에 착수했다. 향후 5년간 정부 보조금 등 130만 달러(14억8500만원)를 투입해 미국 교원협의회 소속 교사들과 함께 교육자료를 연구·개선하고, 미국 역사교과서수정위원회 소속 교사, 전문위원, 출판 전문가들의 한국 답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자료 제작을 함께 할 사회과학분야 교원협의회는 미국 역사교육 분야에서 가장 큰 공신력과 영향력을 지닌 단체로 50개 주 110개 지회를 거느리고 세계 69개국에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과거 동북아역사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정부 차원에서 진행돼 온 한국사 바로 알리기 사업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은 미국의 교육과정과 자료 제작을 담당하는 주체인 민간재단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로 하고 미국의 대학입시위원회 등과 교섭을 진행했다.
한종우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 이사장은 "과거 정부 주도의 역사 알리기 노력은 정부가 개입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있었고, 그래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미국 교사들에게 교재를 만들어주고 연수를 시키면 미국 학생들이 한국 역사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고 미국 교사들이 한국에 우호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해 독도나 동해 이슈 등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은 지난 2012년부터 미국 교육기관과 교사를 상대로 한국전 참전용사 디지털 교육자료 제작과 교사 총회 등을 진행해 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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