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글로벌 펀드에도 지난해 연말 이후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26일 올해 하반기 투자 전략 보고서 '골드락스'를 통해 유럽 증시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010년 그리스 위기 이후 유럽은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하나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를 정점으로 유럽의 정치 문제가 안정되기 시작했다"며 "우려했던 프랑스와 네덜란드 총선이 무사히 끝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주가 반등의 단초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정치 상황이 안정되면서 그동안 미국에 비해 뒤쳐졌던 증시가 반등할 만한 여견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가계 경기 개선 등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키우면서 추가 상승 김대감은 더욱 커졌다. 서비스와 제조업 전반의 고용이 고르게 늘어나면서, 실업률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소비심리가 풀리면서 내수 개선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유럽 기업들도 국제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미국에 비해 해외 매출 의존도가 12%포인트나 높은 유럽이 수혜를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유럽 기업들의 실적은 약 6년 만에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익은 평균 23%, 매출은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전세계 주요 지역 중에서도 돋보였다"며 "설비투자와 인프라 관련 투자 집행도 늘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IMF는 이같은 긍정적 변화를 반영해 유럽 국가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1.7%까지 높였다. 지난해 10월 1.5%에서 6개월 만에 0.2%포인트 상향했다.
조 연구원은 "영향을 줄만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일 순 있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이라며 "유럽은 구조적인 측면에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유럽을 하반기 선진국 중 '최우선 투자 시장'으로 꼽았다. 특히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 비중이 높은 독일의 수혜를 높게 평가했다. 가계·기업 대출이 증가하고 점진적 금리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 업종 비중이 높은 스페인 증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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