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6·19대책에 몰래 웃는 `옆동네`…집값 오르고 분양도 활기
입력 2017-06-25 17:31  | 수정 2017-06-25 23:16
6·19 대책으로 급등 중이던 경기도 광명시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끊기는 등 타격을 받았다. 광명 시 철산주공아파트 10단지와 11단지 일대 모습. [매경DB]
광명 반사이익 받는 시흥
7월 입주 예정 전용 84㎡, 웃돈 6천~7천만원 붙어…신안산선 등 호재는 공유

"6·19 부동산대책 이후로 거래가 완전히 끊겼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분위기라 팔려는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이나 모두 지켜보는 분위기예요."(광명시 A공인중개업소)
정부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과 인접한 경기 서부지역 부동산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추가 조정지역에 포함된 광명에선 '볼멘소리'가 나오는 반면, 대상 지역에서 빠진 시흥은 표정관리에 나섰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6·19 대책 발표 이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로 주변 공인중개업소 대부분은 문을 닫은 상태다. 문을 연 일부 공인중개업소도 "대책에 들어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타격이 더 큰 듯하다"고 밝혔다.
경기도 광명시는 이번에 부산 기장군, 부산진구 등과 함께 추가 조정지역으로 지정됐다. 전매제한기간이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강화되고 청약 1순위 제한, 재당첨 제한 등이 적용된다. 사실상 서울과 동일한 규제가 이뤄지는 셈이다.
실제로 광명시 부동산 시장은 요즘 무서운 급등세를 보이고 있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광명시 주택가격 상승률은 1.27%로 경기도 평균(0.52%)을 훨씬 뛰어넘었다. 광명소하~강남우면~수서를 잇는 '강남 순환고속도로'가 개통하고, 신안산선 착공이 결정되는 등 교통호재가 계속 발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이 덕에 '광명역 태영데시앙' 등 최근 광명역세권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 분양권에는 전반적으로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기존 시가지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철산 래미안 자이' 전용 84㎡ 매매가격 역시 작년 말 6억2000만원에서 23일 기준 6억6000만원까지 6.4%나 올랐다.
하지만 이번 규제 탓에 광명 부동산 시장은 투자수요 유입이 줄면서 직접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광명은 개발 초기에 규제를 맞은 탓에 당분간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광명 근처이면서 역시 신안산선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흥의 경우 규제의 칼날을 피하며 안도하는 모습이다. 시흥도 최근 은계, 목감, 장현지구 등 택지지구가 수요자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시흥지역 주택 상승률도 0.74%에 달했다. 경기 시흥 목감지구에서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더프라임 2차' 전용면적 84㎡의 경우 최고 시세가 3억8000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6000만~7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은 상태다.
기존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시흥 정왕동 '시흥 배곧SK뷰' 전용 84㎡ 매매가격은 작년 말부터 올해 2월까지 4억1000만원 선이었지만 25일 기준 4억3750만원까지 6.7% 뛰었다.
시흥은 지난해까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시장이 어려웠으나, 올해 초 관리지역에서 해제되는 등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중이다. 여기에 다음달 계룡건설산업이 장현지구에서 '시흥 장현 리슈빌'을 분양하고, 제일건설도 하반기 '시흥 장현 제일풍경채'를 내놓을 예정이라 기대감이 높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흥의 경우 경기권 메인 시장이라고 할 수 없지만 실수요 중심으로 꾸준한 선호가 있었던 지역"이라며 "6·19 대책에서도 제외된 만큼 앞으로 수요가 더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풍선효과 기대하는 분양단지
대전 반석동, 부산 서구·명지 등…전매 제한 등 규제 안받지만 생활인프라·개발호재는 같아

정부의 '6·19 부동산대책'으로 규제의 과녁인 분양 시장에서 규제의 체감도가 낮은 지역으로 투자자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분양시장을 통해 집을 마련하는 일이 여의치 않게 된 상황임에도 시장의 관심을 끄는 곳은 당장 이달 말~다음달 분양을 앞둔 인천 송도 국제신도시,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서구 재개발지, 대전 유성구 반석동 일대다.
다섯 지역의 공통점은 6·19 대책에 따른 규제 체감도가 낮지만 수요를 끌 만한 입지라는 것이다.
인천 송도의 경우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이후 이번에도 정부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국제도시 개발에 따른 기업 입주와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 개통 예정 등으로 새삼 관심을 끄는 곳이다.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시티 M1블록에서는 송도 최대 규모 복합주거단지인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이, 인근에서는 골든하버 프로젝트와 복합물류센터, 블루코어시티, KTX송도역 등 서해안 쪽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포스코건설 분양 관계자는 "19일 대책이 발표되고 난 후 문의전화가 전날보다 40%가량 늘었다"며 "1순위 자격 강화·재당첨 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전매 제한은 계약 후 6개월까지"라고 말했다.
11·3 대책과 6·19 대책을 적용받지 않는 대전에서는 규제 대상지인 세종시 바로 맞은편 유성구 반석동에 수요자들의 시선이 모인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반석 더샵'은 카이스트와 세종시 사이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반석역 역세권 단지다. 지난해 정부의 11·3 대책으로 수도권과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는 사이 같은 날인 11월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대전 '도룡SK뷰'는 평균 78.85대1의 경쟁률로 대전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반석 더샵 분양 관계자는 "단지가 반석동에서 15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이고 대전도시철도 1호선 반석역 역세권이다 보니 유성구 거주자들의 실수요 문의가 70%가량이고 나머지 30%는 세종시를 포함한 인근 지역 거주자들이 분양 문의를 해온다"며 "세종시 일대 분양권 거래가 일시 중지 상태에 들어간 것과 다르게 대전 일대는 관심이 따라붙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는 전매제한기간 강화, 재당첨 제한, 1순위 요건 강화 등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부산에서는 6·19 대책을 피해간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서 '명지국제신도시 더샵'이, 서구에서는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가 다음주 중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의 경우 민간택지의 분양권 전매 제한에 대해서는 아직 근거법 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6·19 대책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부산이라도 공공택지인 경우 1년 정도의 전매 제한 기간이 있지만 6·19 대책에 따라 기장군 일광신도시와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광신도시는 6·19 대책으로 입주 시까지 전매 제한이 금지되지만 명지국제신도시는 계약 1년 후에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초에는 11·3 규제를 피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3월 22일 1순위를 접수한 '중흥S-클래스 더테라스'는 평균 8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3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던 부산진구 '연지 꿈에그린'도 올해 3월 1순위 접수 당시 평균 221.91대1, 이달 14일 1순위를 접수한 '가야 센트레빌'도 평균 168.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산판 풍선 효과'를 낸 바 있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실수요라도 분양을 받으면 2년 후에나 입주할 수 있다 보니 나중에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될 때 분양권을 처분할 수 있다는 선택지는 가지고 싶어한다"며 "단기적으로 규제가 덜해 보이면서 입지가 좋은 곳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지만 과열 양상이 보이면 추가 규제가 따를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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