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피앤지, 환경친화경영으로 `더불어 삶` 실현…에너지·자원도 `아나바다`
입력 2017-06-22 16:00 
[사진제공 = 피앤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산업 폐기물 배출이 전혀 없는 공장이 과연 있을까? 공장의 산업폐수를 100% 재활용해 정수된 물만 다시 내보내는 것이 가능할까?
이는 황폐화된 지구를 지키기 위해 먼 미래에 만들어질 가상의 생산시설이 아니다. 실제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피앤지(P&G)가 중국 타이캉에서 운영하는 공장의 모습이다.
피앤지가 지난 2012년 중국 상하이 근처 타이캉현에 설립한 이 공장은 빗물을 받아 정화해서 사용하고 산업 폐수를 다시 정화해 자연으로 되돌려놓는다.
또 사용 전력의 100%를 공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풍력 발전소에서 공급받는다. 그 결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매년 5000메트릭톤씩 줄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은 피앤지 타이캉 공장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US Green Building Council)에서 개발·시행하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를 획득했다. 미국 그린빌딩위원회는 세계 친환경 비즈니스 업계 성과와 실행에 대한 우수성을 독자적으로 인정하는 최고 기관이다.

사실 피앤지는 현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이란 기업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매출과 이익 뿐 아니라 환경 등 매출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요소들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피앤지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환경 분야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장기적인 목표는 ▲최대한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제조 과정에서 재생가능 또는 재활용 원료를 100% 사용하면서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을 100%까지 끌어올리며 ▲제품의 사용 또는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 배출을 0%로 줄이는 것이다.
더 나은 지구를 위해 에너지와 자원을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를 실천하는 셈이다.
◆비전2020
피앤지는 이러한 비전에 대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비전 2020'을 수립했다. 2020년까지 제품 한 개 당 포장재 20% 감소, 석유원료의 25%를 재생 가능 원료로 대체, 고형 폐기물 감축, 찬물 세탁 빨래 비중을 70%로 증대,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 비율을 30%로 증대, 이산화탄소 배출량 20% 감축, 폐기물 중 매립되는 비율을 0.5% 이하로 감축 등을 실천한다는 목표다.
뚜렷한 성과를 이룬 분야도 많다. 제품 한 개 생산 때 필요한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20% 줄이겠다는 목표는 이미 지난 2010년에 달성했다.
제품 생산 단위 당 트럭 운송을 20% 줄이는 목표는 25%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온실가스 배출은 2010년 이후 10% 절감했다. 포장재도 2010년 기준으로 12.5% 감소했다.
◆미래의 소비자에게 더 나은 삶 제공
비전2020과 같은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은 '현재와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한다'는 피앤지 기업 철학에서부터 출발했다.
이러한 기업가치의 일환으로 피앤지는 제품 원료, 생산, 포장, 배송, 사용 및 처리 등 제품이 만들어지고 폐기되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피앤지는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서 제품이 생산, 소비, 폐기되는 과정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점에 착안해 만든 제품이 바로 찬물에서도 세탁이 잘 되는 타이드, 아리엘 등의 세제다. 세탁기를 돌릴 때 물을 데우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많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찬물 세탁 세제를 개발한 것이다.
실제 미국의 모든 가정이 차가운 물에 옷을 세탁한다면 매년 약 3300만 메가와트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40만 가구가 소비하는 에너지에 상응한다.
◆물은 생명, 4만명에게 생명수 공급
제품 혁신과 식수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에 집중
피앤지는 세계적으로 점점 심화되는 물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제품 공정 과정에서 수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가정 내에서 물 사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인 '다우니 싱글 린스'가 대표적이다. 멕시코의 저소득층 가정이 물 소모량 때문에 섬유유연제 사용을 꺼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총 6단계 세탁 과정을 3단계로 줄였다. 세탁물 헹굼 횟수를 반으로 대폭 줄여 물은 절약하면서 세탁력은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다.
피앤지는 물 부족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인 수질 오염을 타파하기 위해 사회 공헌 프로그램 '어린이를 위한 안전한 식수(CSDW: Children's Safe Drinking Water)'도 운영중이다.
피앤지는 10여년의 연구기간을 거쳐 4g이라는 소량의 분말로 몇 분 내에 10ℓ의 흙탕물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식수로 정화시키는 퓨어(PUR)를 개발했다.
퓨어는 국제기구 및 구호 단체들의 협력을 기반으로 현재까지 세계 75여개국에서 3만9000명의 생명을 살리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친환경 생산 공정으로 폐기물 '제로'
피앤지는 친환경 생산 공정 환경 조성을 위해 '폐기물 제로'라는 목표를 세웠다. 피앤지 생산 시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폐기물을 최소화하도록 만들어진다. 제품 생산 단계에서 나오는 모든 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고, 에너지로 전환해 땅에 매립되는 폐기물이 없애는 방식이다.
팸퍼스 공장에서는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소파쿠션 안에 들어가는 충전재로 새롭게 변신하는 등 95% 이상의 폐기물이 재활용된다. 멕시코에 있는 화장지 브랜드 샤민 공장에서 나온 종이 찌꺼기는 지역 주민을 위한 저렴한 지붕 타일로 재탄생한다.
한국 피앤지도 환경 보호 실천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생리대 위스퍼를 생산하는 천안 공장에서는 모든 폐기물을 100% 재활용하고 있다.
천안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종이와 비닐이 합쳐져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창문틀 제작에 사용하거나 분쇄해 시멘트 원료로 사용한다. 천안 공장을 포함한 피앤지 공장 중 총 70곳이 '폐기물 제로' 목표를 달성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반입 원료 중 0.4%만이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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