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울산판 `사우론의 눈` 언제 꺼지나…대한유화 온산공장 불기둥 17일째 활활
입력 2017-06-22 15:44 
울산지방경찰청에서 바라 본 대한유화 온산공장 굴뚝. 울산에서는 이 불기둥을 '울산판 사우론의 눈'이라고 부른다.

울산석유화학공단 대한유화 온산공장 굴뚝에서 지난 6일부터 불기둥이 치솟아 올라 17일째 꺼지지 않고 있다. 공단 한 가운데 우뚝 솟은 굴뚝에서 밤낮으로 불기둥이 올라오자 시민들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우론의 눈'에 빗대 '울산판 사우론의 눈'이라는 별명도 붙였다. 울산으로 이전한 한 공공기관 직원은 "밤에 보면 공업도시 특유의 음산한 기운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유화 온산공장의 꺼지지 않는 불기둥이 생태 산업도시를 표방하는 울산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유화측은 대기오염 등은 없다고 밝혔으나 환경부 조사 결과 기준치 이상 매연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돼 기업의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고 있다.
대한유화는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6일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운전 과정에 불완전 제품이 발생, 이 제품을 태우면서 불기둥이 치솟기 시작했다. 업체는 시민 불안이 커지자 조만간 불기둥을 잡겠다고 했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한유화 인근 주민과 공장 직원들은 직접적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불기둥이 한밤에도 주변을 대낮처럼 밝히고 있는데다 소각을 위해 작동하고 있는 보일러 소음과 진동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한유화는 최근 정기 보수공사 중에 폭발과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이 증폭됐다. 주민들은 공장 가동 중단과 원인 분석을 요구하고 있다.주민 불안이 커지자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공장 굴뚝에 대한 매연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기준치 이상의 매연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청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대한유화를 조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울산시도 매연 문제를 해결하라며 대한유화에 시설개선명령을 내렸다. 울산시 관계자는 "불기둥이 솟아오른다고 해서 처벌할 수는 없다. 불기둥에 따른 매연이 개선명령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지자체는 조업정지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유화 측은 "설비가 안정화되면 불은 꺼진다. 안정화 시점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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