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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무비골라주] ‘헤드윅’, 반쪽을 찾아 헤매는 이들을 위하여
입력 2017-06-22 09:29 
‘헤드윅’ 6월 28일 개봉
영화는 보고 싶은데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 없다고요? 보고 싶은 영화에 마땅한 정보가 없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상업 영화 외에도 최신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주는 코너로, 예비관객들의 영화를 향한 호기심을 살살 긁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김솔지 기자]

제목 : 헤드윅

감독 : 존 카메론 미첼

출연 : 존 카메론 미첼, 미리암 쇼어, 마이클 피트

등급 :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 91분

개봉 : 6월 28일



#. 헤드윅

운명이라고 믿었던 연인 토미에게 배신당한 후 잃어버린 진정한 반쪽을 찾기 위해 밴드 앵그리인치와 함께 끊임없이 노래하는 세상에 버림받은 아름다운 록스타 헤드윅의 이야기를 담았다.

2002년 이후 15년 만에 스크린에서 재개봉돼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연출부터 연기까지 섭렵한 존 카메론 미첼은 첫 연출작 헤드윅을 통해 제17회 선댄스영화제 감독상과 관객상,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테디베어상, 제27회 시애틀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다.

‘헤드윅의 원작이 되는 뮤지컬은 1998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2014년 처음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조명상 등 4관왕을 차지하는 등 전 세계 뮤지컬계를 열광케 하며 금세기 최고의 록 뮤지컬로 자리매김 했다.


국내에서도 2005년 첫 뮤지컬 공연을 시작으로 조승우, 조정석, 송창의, 윤도현, 오만석, 김동완, 변요한 등 유명 배우들의 화려한 라인업으로 인기를 끌며 매해 뮤지컬의 흥행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 베를린 장벽

헤드윅은 스스로를 ‘새로운 베를린 장벽이라고 부른다. 1961년 동독, 동 베를린에서 엄마와 살고 있던 소년 한셀은 냉정하고 차가운 엄마의 보살핌 대신 오븐 속에서 70년대 글램 록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늘 베를린 장벽 너머의 자유를 꿈꾸던 그는 달콤한 젤리와 초콜릿으로 유혹하는 미군 루터를 따라 성전환까지 감행하며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수술은 실패하고 루터에게도 버림받는다.

설상가상 여자도 남자도 아닌 몸으로 미국에 도착한 그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다. 그러나 헤드윅은 새로운 베를린 장벽이 돼 동과 서, 속박과 자유, 남성과 여성이라는 경계에 선다.

부술테면 부숴보라는 외침과 함께 당당하게 선 헤드윅은 사실 장벽과 다리는 다르지 않다며 너와 나를 구분 짓기 보다 연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한다.



#. 나는 나 혼자로도 완전하다”

사랑을 갈망하고 잃어버린 진정한 반쪽을 찾고자 하는 헤드윅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는 남자도 아니었고 여자도 아니었다. 독일인도 아니었고 미국인도 아니었다. 토미 노시스의 연인인 것도 아니었고 그를 사랑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 고독함을 화려한 가발과 메이크업으로 가린 채 노래를 부르던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지만, 두 개의 자아를 상징하는 두 개의 얼굴 문신이 하나로 합쳐지는 엔딩을 통해 그가 자신만의 길을 찾아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가발을 벗어 던지고, 그도 그녀도 아닌 상태로 Midnight Radio를 열창하며 벌거벗은 채 세상으로 걸어나간다.

헤드윅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위로 받는건, 우리 역시 그처럼 언젠간 극복해야하는 1인치의 그 무언가를 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 사랑의 기원

철학자 아리스토파네스의 ‘향연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남자와 남자가 붙어있는 태양의 아이들, 여자와 여자가 붙어있는 달의 아이들,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하나로 붙어있는 땅의 아이들 세 부류로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최초의 인간들은 자신들의 완전함으로 인해 교만해졌고, 이에 분노한 신에 의해 반쪽을 잃어버리게 됐다.

이로써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완전한 하나가 되기 위한 열망을 지니게 됐는데, 이것이 바로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결국 헤드윅이 찾고 있는 반쪽이란 사랑이면서 동시에 완전함이고, 장벽을 넘어선 하나됨이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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