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 `탈핵 독트린` 선언한 날, 러시아는 역대 최대 원자력 포럼
입력 2017-06-20 16:56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가동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 원자력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원자력 발전은 여전히 안전하게 관리하면 깨끗하고 경제적인 에너지라는 주장 아래 원자력기술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이어졌다.
주최 측인 러시아 원자력공사(Rosatom·로스아톰)는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아톰엑스포'(ATOMEXPO)에 33개국 정부 대표단을 포함한 65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참가자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포럼은 세계 각국의 정부·업계 대표들이 원전과 관련한 핵심 현안들을 논의하고 원전 협정 및 계약도 체결하는 자리다. 올해는 '원자력 기술은 안정적이고 환경적이며 안전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로스아톰 이사회 의장이자 원전 전문가인 세르게이 키리옌코는 포럼 전체 회의에서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크게 줄임으로써 '그린 에너지'(Green Energy) 개발의 강력한 동기를 제공했고, 경제를 역동적으로 발전시키는 데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 동남아 국가들을 필두로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에너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한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 안전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과 경험을 다른 나라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력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1986년 인류 최악의 핵참사인 체르노빌 사고를 겪었음에도 원전을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원전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아톰엑스포 기간에만 100억달러 (11조3600억원) 규모의 원전 관련 계약이 체결됐다.

이날 포럼엔 이집트, 터키 등 원전 유치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 핀란드 등 원진 선진국 대표단도 참석했다. 또 영국의 롤스로이스, 중국 최대 원자력공업 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등을 포함한 650여개 업체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한국에서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한전KPS, 두산중공업 등 원전 관련 공기업과 민간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국내 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으로 압박을 받는 국내 원전 산업 관련업체들이 대체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로도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포럼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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