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반(反)이슬람 차량 테러가 발생한지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프랑스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경찰차에 돌진해 폭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오후 샹젤리제 거리에서 차량 한 대가 정차돼 있던 경찰의 밴 차량에 돌진해 충돌한 뒤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심각한 화상을 입은 용의자는 체포된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곧 숨졌다고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는 31세 남성으로 파리 외곽 거주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용의자가 이용한 승용차는 르노사의 해치백 승용차 '메간'으로 차 안에서는 러시아제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권총, 소형가스통 등 무기류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외에 이 사건으로 인한 다른 부상자는 없었다.
당국은 용의자가 승용차에 폭발물을 싣고 고의로 경찰 차량에 돌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내 대테러 수사를 총괄하는 파리 검찰청은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사건이 발생하자 파리 경찰청은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샹젤리제 쇼핑지구에서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이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샹젤리제 대로 주변과 대통령관저인 엘리제궁 인근을 곧바로 차단했으며 주변의 지하철역도 모두 폐쇄했다.
폭발한 차량 내에 다른 폭발물이 없는지 살피고 추가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폭발물 처리반도 투입했다.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거리는 파리 최대 관광·쇼핑지구로 유동인구가 파리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엘리제궁도 근처에 있다.
이날은 영국 런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대한 보복 테러가 발생한 날이기도 했다. 같은 날 새벽 0시20분께 백인 남성인 대런 오즈번(47)은 런던 북부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 인근의 '무슬림복지센터'에 차량을 돌진시켰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번 사건은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대한 보복 테러 성격으로 이슬람교도를 직접 노린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불과 하루 만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잇따라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지탄받을 일"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우리는 런던의 모스크 공격 사건과 파리 공격 사건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국토안보부는 모든 형태의 테러에 맞서 싸우는 우리의 유럽 동맹들을 지지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우리 중 누구라도 공격의 타깃으로 삼는 폭력적 극단주의에 맞서 우리 공동체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동맹들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안보부는 "존 켈리 장관이 두 사건에 대해 자세히 보고받고 현재 상황을 지속해서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폭력적이고 지탄을 받을 공격으로 피해를 본 모든 관련자를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